한국신문협회가 2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방송에 광고총량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 성명을 발표했다.
광고총량제 도입이 신문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고, 방통위가 독단적으로 처리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수수방관하는 정부에 대처에 답답함을 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신문협회 등 각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상파방송에 광고총량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24일 의결했다.
광고총량제가 시행되면 신문 등 타 매체의 광고가 지상파 방송으로 쏠려 그렇지 않아도 경영기반이 취약한 신문의 존립 기반이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한국신문협회는 10년 넘게 제도의 도입을 반대해왔다. 신문협회 회원사 발행인 44명이 연명으로 반대하고 공개질의서까지 채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광고총량제 도입 여부는 방송법 시행령으로 결정되므로 법제의 형식만 따지면 방통위 소관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책의 영향이 지상파방송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문 등 나머지 매체의 존립을 직접 타격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관련 정책은 방통위 차원에서 다뤄질 일이 아니다. 미디어 정책 전체를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맡아야 하며, 부처간 합의가 힘들다면 청와대 등 정책조정권이 있는 상급기관이 나서야 한다. 그러나 부적격자는 독단적으로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상급기관들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답답한 일이다.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못했다. 의견수렴의 부재를 지적하자 방통위는 이를 모면하기 위해 모양새 갖추기에만 급급했을 뿐 실제 반영된 것은 없다. 심지어 여론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하는데도 강행 처리했다.
일각에서는 광고총량제에 대해 '업계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없는 자의 것을 빼앗아 있는 자에게 몰아준다면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된다. 나아가 우리는 이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신문 죽이기'라고 본다. 과연 한국은 신문이 없어도 괜찮은 나라인가?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늘 방통위의 의결을 기정사실로 하여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 향후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 동생이 잘못하면 형이나 부모가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
만약 광고총량제가 오늘 안대로 확정, 강행된다면 '편향 정부' '먹통 정부'라는 낙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매체균형발전에 기초한 국가의 장기적 미디어 전략을 원점에서 새로 짜야 한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