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기능조정, 통합 움직임에 각 체육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수십년간 전문성을 갖고 각자의 분야에서 체육계의 발전을 위해 성실히 노력해온 단체 및 구성원들은 현장과의 소통, 논의없이 어느날 갑자기 날아든 권위적 정부 시책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이사장 송강영)은 24일 오후 4시 재단 회의실에서 자문위원 위촉식을 겸한 자문회의를 열고, '내년 3월 출범할 통합체육회에 체육인재육성재단을 통합해야 한다'는 기재부 방침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기로 결의했다.
40인의 자문위원단은 경영법률전략분과, 대외협력분과, 교육훈련 분과 등 3개 분과에 40명으로 구성된 1년 임기의 분야별 자문기구로 법률가, 대학 교수, 언론인, 체육계 인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주최한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향에 대한 정책토론회에서 "단지 50인 미만의 소규모기관(46%)으로는 종합적 지원체계가 미흡하다고 해 일괄적으로 기능조정 대상으로 정하고 무조건 통폐합 한다는 것은 권위적이고 획일적인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자문위원단은 28일 한국스포츠개발원의 기능조정 반대 집회에 재단도 동참할 것을 결의했다. 스포츠개발원은 기재부가 개발원의 정책연구기능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으로 이전 검토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체육단체 총연합회,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 노동조합 협의회 등 유관단체 회원들이 궐기대회에 나섰다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통합 드라이브에 현장 스포츠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스포츠 분야의 특수성,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편의적, 산술적, 기계적 '탁상행정'이라는 주장이다. 장용규 서울교대 교수(교육훈련분과 위원장)는 "체육회 통합에는 본부 및 종목별 가맹단체의 통합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 시기에 체육인재육성재단에 대한 통합 논의는 부적절할 뿐 아니라 그동안 스포츠분야에서 유일한 교육기능을 갖고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재단마저 통합한다는 논리는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체육단체간 분산돼 있는 각각의 교육기능을 역으로 체육인재육성재단에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 역시 "통합체육회는 국가대표선수 관리, 종목별 대회개최, 국제대회 참가 및 교류, 국민체육활동 지원이 주업무인데 비해, 재단은 체육분야 인적자원 개발에 집중해왔다. 지난 몇년간 은퇴선수, 국제심판, 국제 스포츠행정가 등 재단의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국내외 스포츠기구 진출 등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고 했다. "스포츠 선진국인 독일도 체육회와는 별도로 체육인재육성재단과 같은 특성화 재단을 통해 스포츠 선수 및 지도자에 대한 교육기능을 전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은 최근 2년간 대외 기관평가에서 체육단체들 중 최고의 평가를 받아온 문체부의 우수 산하기관이다. 축구선수 출신 현직 교수인 송강영 이사장, 스키국가대표 출신 국제바이애슬론연맹 3선 부회장 김나미 사무총장을 비롯한 구성원 대부분이 체육 전공자이자 체육 행정가로, 공부하는 선수의 모범을 보이며 엘리트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수행해왔다. 전현직 선수, 지도자들의 입소문 속에, 체육 분야 교육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통합' 논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