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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유한준 "부상 순간, 별 생각이 다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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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었지만, TV로 우리 팀 경기를 보니 참 이상하더라구요."

넥센 히어로즈의 유한준은 팀내에서 가장 '핫'한 남자다. 그런데 맹타를 휘두르던 와중에 갑작스런 부상을 입었다.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가 열린 지난 21일 목동구장, 그것도 1회와 2회 연타석 홈런으로 7타점을 쓸어 담았는데, 3회초 수비에서 무릎을 다쳤다.

왼 무릎을 굽힌 채 타구를 잡기 위해 슬라이딩을 했는데, 부드럽게 미끄러지지 못하면서 무릎에 과부하가 걸리고 말았다. 통증 부위가 정확히 전방 십자인대 부상이 의심되는 곳이었다.

다행히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인대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두 군데 병원에서 추가적으로 검진을 받았는데 최종적으로 이상이 없다는 확진을 받았다.

유한준 본인과 팀 모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한준은 22일과 23일, 아예 야구장에 오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했던 지난 2012년 이후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유한준은 24일 kt 위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에 합류했다. 부상 후 첫 훈련을 소화했다. 가볍게 타격훈련과 캐치볼, 러닝 등을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24일 경기에 앞서 만난 유한준은 "내가 슬라이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다칠 땐 진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기록도 쉬운 기회가 아니라 아쉬웠다. 8타점 기록도 내가 갖고 있는데…"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윤한준은 역대 12차례 나온 한국프로야구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인 8타점을 깰 확률이 높았다. 2회까지 홈런 두 방으로 7타점, 화끈하게 달아오른 넥센 타선 분위기면 신기록은 충분해 보였다.

이틀간 휴식을 취하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유한준은 "집에서 TV로 야구를 보는데 참 이상하더라. 재활할 때 빼곤 처음이었다. '내가 저기 있어야 하는데 왜 여기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래도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 이틀만에 복귀했다. 액땜을 한 셈이다. 시즌 초반 '무한준' 모드를 뽐내고 있는 유한준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수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