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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랑 고고' 하지원의 프랑스판 '삼시세끼'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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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당나귀 조이(Zoe)~ 나는 인조이(Enjoy)~" 배우 하지원이 정체 모를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기왕이면 제대로 가사를 써보면 어떻겠냐는 연출자의 얘기에 결국엔 랩 한 곡을 완성하고야 말았다. "하지원이 가장 좋아하는 당나귀 '조이'에 대한 사랑을 담은 곡이다. 지금 래퍼를 구하고 있으니 연락 달라." 김지욱 PD가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원이 흥에 취한 이유, 남프랑스의 도시 그라스에서의 꿈같은 일상 때문이다. 하지원은 최근 그라스로 떠나 7박 8일간 현지인의 삶을 살고 돌아왔다. 개성 넘치는 이웃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 정원에서 키우던 당나귀, 강아지, 백조, 라마 등 동물들과의 교감, 직접 발로 뛰면서 마을 지도 만들기 등 여유롭고도 분주한 남프랑스의 일상이 카메라 구석구석에 담겼다. 하지원의 생애 첫 리얼리티 프로그램, 온스타일 '언니랑 고고'다.

'언니랑 고고'는 마치 프랑스판 '삼시세끼' 같은 분위기다. 실제 현지인의 집에서 살면서 설거지, 청소, 요리, 빨래, 벽난로 불 피우기, 마트 장보기 등 집안일을 손수 해결했다. 하지원이 랩으로 사랑을 표현한 정원의 동물들은 '삼시세끼'의 강아지 산체, 고양이 벌이, 염소 잭슨 못지않은 매력을 자랑한다. 다만 '삼시세끼'처럼 꼭 세끼를 다 챙겨먹지는 않는다. "여성들이 한번쯤 동경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실제로 살아보는 것"에 중점을 뒀다.

22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언니랑 고고' 제작발표회를 가진 하지원은 "작품으로 팬들을 만나는 기회는 많았지만 본래 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 프로그램이 프러포즈하듯 다가왔다"며 "일이란 생각을 버리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해 편하게 지내다 왔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번 여행엔 하지원의 친언니가 동행했다. 프로그램 제목인 '언니랑 고고'에서 '언니'는 하지원의 친언니를 뜻하는 것인 동시에 친구이자 멘토로서의 하지원을 비유하는 단어다. 하지원은 "친언니와 함께 지내면서 더 가까워지고 좋은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연출자 김지욱 PD는 "하지원을 가장 편하게 보여줄 수 있는 화자가 필요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언니였다"며 "환경 친화적이고 여성적인 리얼리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원의 방문 소식에 현지 언론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 9일 프랑스 지역 일간지 '니스 마탱'이 하지원의 촬영기를 보도했고, 그라스 시장은 하지원에 다음에 방문하면 집을 선물하겠다면서 반겨줬다. 프랑스에도 한류 열풍이 불고 있어서 드라마를 통해 이미 하지원을 알고 있던 이웃들도 많았다. 덕분에 함께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주면서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원은 "이웃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봐주고 먼저 다가와줬다. 덕분에 그라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곳에서 살아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돌아온 이후에도 이웃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그라스 여행을 강력 추천했다"고 말했다. 또 "정원에 있는 동물들이 너무나 보고 싶다. 나중에는 동물원처럼 여러 동물들을 키우고 싶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원은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한국 소주를 전파하기도 했다. "이웃들과 파티를 하던 중 한 분이 한국에서 소주를 마신 경험을 얘기하길래, 허니 레몬 소주를 만들어줬더니 모두 잘 드시더라"며 "와인보다 더 맛있어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연출자 김지욱 PD는 이런 하지원의 꾸밈 없는 매력을 관전 포인트로 짚으며 "일상이 화려하진 않지만 진심의 힘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원의 소녀감성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하지원은 "바쁘게 살아온 시간들을 힐링하는 기회였다"며 "옆집 언니 같은 소탈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는 28일 오후 11시 첫 방송.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