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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지섭, 잡힐듯 안 잡히는 제구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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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좌완 투수 임지섭(20)이 안고 있는 문제는 두 가지다. 볼넷과 투구수다. 두 문제의 뿌리는 흔들리는 제구력에서 시작된다. 컨트롤이 안 되면서 볼넷이 많다보니 투구수가 금방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금의 임지섭은 1년 전에 비하면 많이 향상된 것이다.

임지섭은 프로 2년차. 2014시즌 1년차 때는 첫 두산전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됐지만 이후 제구가 엉망이라는 평가를 받은 후 2군으로 내려갔고 다시 1군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양상문 감독이 5월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임지섭을 위한 특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좌완 출신 류택현 코치를 임지섭 전담으로 붙였다. 6개월 이상 임지섭을 개조했다. 투구폼을 일정하게 가다듬었다. 쓸모없는 동작들을 떼어냈다. 양상문 감독은 "임지섭은 향후 10년 이상 LG 마운드를 끌고갈 미래의 얼굴이다. 올해 보다는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도 이제 투구폼이 선발 투수 같아졌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임지섭은 2015시즌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다. 100% 완성된 상태가 아니지만 LG 팀 사정상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류제국과 우규민이 로테이션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임지섭은 시즌 첫 선발 등판 KIA전(3월 29일)에서 부진했다. 2⅔이닝 2안타(1홈런) 4볼넷 1탈삼진으로 3실점했다.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다.

그는 두번째 등판인 삼성전(4월 4일)에서 호투로 첫 승했다. 7이닝 동안 무안타 5볼넷 1사구 9탈삼진으로 무실점했다. 강타자들이 많은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이후 두산전(4월 10일)에선 6이닝 3안타 5볼넷 5탈삼진으로 2실점했다. 또 KIA전(4월 16일)에선 5⅓이닝 6안타 4볼넷 7탈삼진으로 4실점했다.

임지섭은 4경기에서 20⅔이닝을 책임지면서 볼넷을 18개 내줬다. 탈삼진은 22개. 거의 1이닝당 볼넷 1개와 삼진 1개를 기록한 셈이다. 안타는 11개, 홈런은 1개 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임지섭의 구위는 1군에서 통한다는 게 입증됐다고 말한다. 삼진을 잡는 능력을 보면 알 수 있다. 구속 140㎞ 후반대의 제구된 직구는 타자들이 알고도 치기가 힘들 정도로 묵직했다. 또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던지는 결정구 포크볼은 위력적이었다. 타자들이 헛스윙을 자주 했다.

반면 볼넷은 임지섭을 스스로 위기에 빠트렸다. 제구가 불안하다보니 같은 이닝에서도 타자별로 영점이 흔들렸다. 아슬아슬한 순간의 연속. 안정감을 찾은 듯 하다가도 바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임지섭은 22일 잠실 한화전에서도 똑같은 문제로 고전했다. 3⅓이닝 동안 1안타 5볼넷 4탈삼진으로 4실점했다. 한화 4번 타자 김태균을 삼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할 때와 김회성에게 볼넷 2개를 줄 때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임지섭은 LG가 공들일 만한 될성부른 '떡잎'이다. 지금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애지중지 다룰 만하다. 지금 망가지면 다시 끌어올리는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