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은 23일 이구동성으로 홈런 카메라 설치를 주장했다. 김 감독은 전날 삼성 김상수의 홈런타구에 대한 어필로 NC유니폼을 입고 첫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날 중계 화면을 캡쳐한 사진과 야구장 실제 사진을 보여주며 합의판정의 불확실성을 역설했다. 김 감독은 "중계 카메라의 위치에 따라 합의판정을 요청해도 정확한 판단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어차피 홈런판정의 경우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 1루와 3루 라인선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카메라 2대라도 우선 도입하는 것이 해결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철 해설위원도 "중계 카메라의 경우 해당 PD나 카메라 감독들이 좋아하는 위치가 다 다르다. 홈런이냐, 파울이냐를 가장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카메라 위치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구단 자체 카메라 설치는 상당히 효과적인 방안"이라며 "김상수의 타구를 가장 잘 본 사람은 심판들과 3루 라인과 거의 일직선상에서 경기를 보던 김경문 감독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카메라를 2대 정도 설치하면 되지 않나? 줌기능도 필요없고 CCTV처럼 공의 궤적만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면 된다. 2대만이라도 우선적으로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또 "일단 홈런 폴대 높이가 너무 낮다. 요즘 타자들은 힘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폴대 높이를 10m 정도 더 높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대를 높이면 자연스럽게 볼이 홈런라인이나 파울라인을 통과하는 것이 육안으로 확인된다. 좌타자의 우측 타구, 우타자의 좌측타구는 골프의 훅 구질처럼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성향이 있다. 볼이 폴대위를 날아갈 경우 중계 카메라의 위치에 따라 혼동하기 쉽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전 1루선상과 가장 일직선인 감독석에서 타구를 바라보는 모습을 연출하며 볼의 낙하지점과 폴대의 위치, 거리 등을 설명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