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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도 울고갈 수원 화력 비결 '염기훈 효과+소총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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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점하면 또 넣으면 된다." ,"요즘 지고 있어도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자는 서정원 수원 감독, 후자는 곽희주 수원 플레잉 코치의 말이다. 멀티골은 기본이고, 역전승을 밥먹듯이 한다. 요즘 수원의 분위기가 이렇다. '파죽지세'다. 수원이 K리그 클래식은 물론 아시아무대에서 무서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이 21일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G조 5차전에서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수원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ACL 16강행을 확정했다. 수원은 클래식에서도 무패행진을 질주 중인 전북(승점 19·6승1무)에 승점 5점 뒤진 2위(승점14·4승2무1패)에 올라 있다. 순위는 2위지만 분위기는 1위 이상이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막강 화력'이다. 수치로 살펴보자. 수원은 클래식 7경기에서 14골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2골이다. 리그 경기당 1.57골을 넣고 있는 전북(7경기 11골)보다 창이 더 날카롭다. 18일 열린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는 16년만에 4골차 이상의 대승을 거뒀고, 슈퍼매치 한 팀 최다득점 타이기록까지 작성했다. 여기에 ACL 조별리그 5경기에서도 10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득점 2골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도면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도 수원의 공격력 앞에서 명함을 내밀기 쉽지 않다.

지난 시즌 리그 경기당 평균 득점이 1.37골(38경기 52골)에 그쳤던 수원의 변신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정답은 '염기훈 효과'와 '소총부대'다. 염기훈은 우라와전까지 9경기 연속 공격포인트(5골-8도움)를 기록하며 수원 상승세를 최전선에서 이끌고 있다. 그의 왼발에서 공격이 시작되고, 마무리 된다. 전성기 시절보다 성적표가 더 화려하다. 염기훈은 수원과 재계약이 늦어져 스페인 동계훈련에 늦게 합류한 탓에 개인 훈련으로 훈련량을 만회했다. 매일 한 시간씩 개인 훈련으로 킥 연습을 하다보니 일찌감치 킥 감각이 절정에 달했다. 염기훈의 상승세는 '염기훈 효과'로 이어졌다. 서 감독은 "팀이 조직적으로 돌아가는 축이 염기훈이다. 염기훈이 볼을 잡으면 잘 빼앗기지 않는다. 상대팀 수비 1~2명이 염기훈을 막아서고 여기서 패스가 살아나가는 순간 상대 수비에 문제가 생긴다. 염기훈이 상대 수비를 쉽게 유인하면서 공격이 쉽게 풀리고 있다"며 '염기훈 효과'를 설명했다. 염기훈은 킥 뿐만 아니라 발재간도 클래식에서 톱클래스다. 아시아무대에서도 통한다.

염기훈의 도움을 골로 연결하는 '골잡이'도 매 경기 달라지고 있다. 올시즌 수원의 12경기에서 골맛을 본 선수가 12명이다. 정대세(3골)가 막히면 카이오(3골)가 넣고, 서정진(3골) 이상호(2골)가 힘을 보태고 있다. 대형 스트라이커는 없지만, 조직력을 앞세워 누구든 득점을 할 수 있는 '소총부대'로 변신한 것이 수원 공격력에 다양함까지 덧칠했다. 덕분에 서 감독의 선수 운용도 한층 여유로워졌다. 우라와전에서도 교체 투입이 효과를 봤다. 후반에 투입된 고차원과 카이오가 연속 득점에 성공해 역전승을 일궈냈다. 서 감독은 "염기훈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의 득점이 터지고 있어서 긍정적이다"면서 "3년간 선수 이탈이 크게 없었다. 선수들이 내가 원하는 전술이 뭔지 다 이해하고 있다. 로테이션으로 나가는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고 있다"며 막강 화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