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여자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지난 2월, 배우 조정석(35)과 가수 거미(34)의 열애 소식이 전해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두 사람의 만남이기에 온라인에서는 '반전 커플'이라고 애칭이 붙여졌다. 하지만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이 '반전'이 아닌 '최상의 조합'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만큼 서로에게 부족함이 없는 만남이라는 것.
이처럼 대중과 연예 관계자의 평가가 엇갈린 이유는 '납득이'란 친근한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조정석에 비해 그동안 가수 거미의 매력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정석은 거미의 어떤 매력에 끌린 것일까. 최근 리메이크 앨범 'Fall in Memory'를 발표한 거미를 21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두 사람의 열애에 대해 속 시원하게 들어봤다.
▶조정석을 사로잡은 거미의 매력은?
두 사람의 열애가 알려진 이후 처음으로 인터뷰에 나선 거미는 남자친구 이야기에 수줍은 표정이었지만 행복함을 감추지는 못했다.
거미는 "나중에 시간이 한참 지나고 (조정석)오빠가 왜 내가 좋았는지를 말해줬다. 일단은 대화가 잘 통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멋있는 여자가 좋다고 했다"며 "오빠가 보수적인 편인데 내가 예의있게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고 수줍게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히 이뤄졌다. 지난 2013년 초 거미의 절친인 가수 영지가 조정석을 만날 일이 있었는데 우연히 거미가 동석을 한 것. 거미는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이런 사이가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이성적인 감정보다는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했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조정석의 어떤 매력에 끌렸느냐는 질문에 "오빠는 배려심이 깊고 위트와 센스가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남자답다. 그릇이 큰 사람인 것 같다"며 "무엇보다 자기 일에 대해 신념이 확고하고 성실하다. 정말 자랑할 만한 분이다"며 자랑이 끊이지 않았다.
조정석 하면 여자 팬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만큼 거미 입장에서는 열애 사실이 알려졌을때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던 상황. "부담이 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빠는 오히려 걱정을 안하더라. 팬들이 나를 마음에 들어 할 것이라 했다. 실제로 열애 사실이 알려진 이후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셨다. 아직도 그분들께 죄송하다. 하하"
▶이별노래? 열애 중이라 더 잘부른다
두 사람 모두 30대 중반의 나이인 만큼 결혼 소식이 궁금해 질 수 밖에 없다. 거미는 "아직 결혼 계획은 없다. 둘 다 일에 대한 생각이 많아서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해 대화를 해 본 적은 없다"고 밝혔다.
2년 넘게 사귀고 있는 만큼 여느 연인들처럼 사랑 싸움도 가끔한다. "대화로 주로 싸운다. 그렇다고 싸운 뒤 냉전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자기가 잘못한 상황이 있으면 바로 사과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조금 이상하게 보기는 한다. 사실 오빠의 별명이 사대부다. 그만큼 보수적인데 내가 오빠에게 잘 맞추려고 노력한다."
거미하면 이별 노래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런만큼 현재 조정석과의 열애는 이별 노래를 부르는데 마이너스 요소가 되지 않을까? 이와 관련 거미는 "오히려 노래를 부르는데 좋은 영향이 많다. 슬픈 노래를 한다고 매번 이별을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연애를 안하면 노래를 부르는데 무미건조하고 섬세함이 떨어진다. 반면 연애를 하면 노래를 할때 감정을 더욱 구체화 시킬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털털한 성격의 거미는 남자 연예인 친구가 많기로 유명하다. 그들에게 조정석과의 열애는 깜짝 놀랄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거미는 "열애 사실이 알려진 이후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해줬다. 최근 '세바퀴'에서 브라이언이 내가 열애 중인 것을 모르고 대시한 적이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는데, 사실 초등학생들처럼 '우리 결혼하자'고 말하는 수준이었다"며 웃어보였다.
▶아이유 리메이크 앨범? 의식하지 않았다!
거미는 최근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해줄 수 없는 일'을 비롯해 '너를 사랑해' '헤어진 다음 날' '로미오&줄리엣' '준비 없는 이별' 등 90년대를 대표했던 남성 보컬리스트의 곡들이 실렸다.
거미는 "리메이크 앨범은 예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다. 원래는 우리나라 블루스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최근 90년대 노래들이 사랑을 받고 있어 대중의 기호에 맞췄다"며 "90년대 노래 중 주로 댄스 음악이 조명을 받고 있는데 나는 그 이외의 장르를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콘셉트를 설명했다.
이어 "리메이크 후보곡이 많았는데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봐 공통적으로 나오는 노래를 택했다. 또 나에게 어울릴 만한 곡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해줄 수 없는 일'은 동갑내기 친구인 박효신이 지난 1999년 발표한 데뷔 앨범의 타이틀곡. 여러 이유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곡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박)효신이는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친구라 대중이 서로 비교를 하실 것 같아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리메이크는 어떤 곡을 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럴 바에는 친구의 데뷔곡으로 하는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며 "녹음을 마친 뒤 효신이에게 들려줬는데 다행히 좋아해줬다"고 밝혔다.
원곡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나는 악기를 더욱 풍성하게 넣어 팝스러운 발라드로 표현하려 했다. 또 효신이가 애드리브로 부른 부분들은 악기 소리로 채워 나만의 개성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고 나면 부르지 못한 노래에 대한 미련이 남기 마련이다. "김건모 오빠 노래와 토이 선배의 곡을 부르지 못해 아쉽다. 또 90년대에는 K2나 포지션 등 록발라드도 인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빠져 아쉽다."
지난해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신경이 쓰였을 법하다. 거미는 "의식이 됐다기 보다는 아이유의 리메이크 앨범에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실렸더라. 나도 팬으로서 그 때의 노래는 아이유의 잔향이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건드리기 싫었다"며 "아이유의 리메이크가 잊혀질 때 쯤 내가 다시 한번 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거미는 5월 초,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소극장 단독콘서트를 통해 지난해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소극장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