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성 아직 100%도 아닌데…
삼성 라이온즈가 초반부터 1위로 나서는 것은 어찌보면 기현상이다. 삼성은 이상하게 초반엔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중반부터 치고나가는 경향이 많았다. 예상과 다르게 전력이 100%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해 초반엔 전력을 끼워맞추느라 힘든 시기를 거치지만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팀이 안정감을 찾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갔다.
올해는 초반부터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특히 마운드가 워낙 좋은 피칭을 보이다보니 경기가 더 수월하게 풀리는 모습이다.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2.88로 유일하게 2점대를 보인다. 2위가 3점대도 아니고 4.08의 SK 와이번스인 것을 보면 삼성 마운드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알 수 있을 듯. 선발진이 18경기 중 14번이나 퀄리티스타트를 하는 등 제몫을 다해주니 불펜진도 강력한 힘으로 남은 이닝을 막아낸다.
그렇다고 마운드만이 삼성 1위의 원동력은 아니다. 아무리 잘 막아도 점수를 뽑아야 이기는 것이 야구다. 타선 역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득점을 해준다.
그런데 삼성의 타선은 아직 100%가 아니다. 채태인이 시즌 초부터 빠져있다. 지난해 12월 무릎 수술을 받아 재활을 해온 탓. 지난 10일 1군에 복귀했지만 돌아오자마자 출전한 KIA전서 타격을 하다가 왼쪽 옆구리를 다쳐 다시 엔트리에서 빠져 재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타율 3할1푼7리, 14홈런, 99타점을 기록한 부동의 3번타자였다.
지난 2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는 박한이가 선발에서 제외됐다. 지난 18일 대구 kt전에서 펜스와 충돌하며 왼쪽 옆구리를 다쳤다. 다행히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아직 통증이 남아있어 21일 경기서 빠졌다. 류 감독은 엔트리에서 제외해 치료에만 전념토록할 계획이다. 박한이는 지난해 타율 3할3푼1리 9홈런 80타점을 올렸고, 올해도 타율 3할2푼9리, 2홈런, 9타점으로 2번타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었다.
즉 삼성은 21일 NC전을 3할타자 2명을 빼고 한 셈이다. 그런데 공격엔 별 무리가 없었다. 박한이 대신 출전한 우동균이 2번타자로 1회 우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최형우의 스리런 홈런으로 결승 득점을 했다. 우동균은 이날 5타수 2안타를 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윤성환의 완벽투까지 더해져 삼성은 5대0의 완승을 거두고 1위를 유지했다.
채태인에 박한이까지 빠지게 된 삼성으로선 분명 타선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럼에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의 우승 DNA가 위기에서 어떻게 발휘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야구팬들에겐 흥미로운 일이 될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