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숨긴 형사와 거짓이라도 믿고 싶은 살인자의 여자, 두 남녀의 피할 수 없는 감정을 전도연과 김남길의 만남으로 그려낸 하드보일드 멜로 '무뢰한'이 칸 영화제 공식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으로 월드 프리미어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비정한 형사로 변신한 김남길의 스틸을 공개했다.
'무뢰한'을 통해 2015년 제 68회 칸 영화제에서 생애 첫 레드카펫을 앞두고 있는 김남길이 그간 연기해 온 로맨스 드라마 속 여심을 자극하는 마성의 남자 캐릭터는 온데 간데 없이 글자 그대로 '무뢰한'으로 변신했다. '무뢰한'은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라는 양극단의 남녀가 만나 엇갈리는 진심과 피할 수 없는 감정을 그린 영화로, 김남길은 살인자의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강력계 형사 '정재곤'을 연기했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 중독의 비정한 형사'정재곤'은 살인을 하고 잠적해 버린 용의자 박준길을 잡기 위해 단란주점 영업상무로 위장해 준길의 여자 혜경에게 접근한다. 그는 사랑으로 인해 상처투성이가 돼버린 혜경의 곁에서 지내면서 자연스레 연민의 감정이 생기고, 그녀와 함께 할수록 견고했던 신념이 흔들리게 된다.
10년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김남길은 자신의 장점인 고운 선의 외모를 통해 아픔을 가슴으로 삭이고 눈빛으로 진심을 보여주는 캐릭터, 선과 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인 매력으로 여심을 자극해왔다. 지난해에는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을 통해 남자다우면서도 코믹한 매력을 어필, 800만 이상의 관객 동원을 가능하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번 '무뢰한'에서는 무심한 듯 냉철하게 범인을 육박해 들어가는 감정 없는 형사와 미세한 동요로 정체불명의 감정을 살짝살짝 드러내는 복합적인 내면의 풍경을 김남길 특유의 결 고운 섬세한 연기력으로 공감가게 묘사해냈다.
김남길은 '무뢰한'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인간의 저 밑바닥에 있는 깊은 곳에서부터 감정적인 것들을 끌어내서 얘기할 수 있는 생생한 리얼리티를 좋아한다. 여기에 예전에 좋아했던 '초록물고기' '8월의 크리스마스' 등 시나리오를 쓰셨던 오승욱 감독님의 작품이라는 것, 전도연이라는 멋진 여배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며 '무뢰한'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애착을 보여주었다.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형사 캐릭터인 '정재곤'역에 김남길을 생각한 오승욱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 대부분은 터프한 형사를 생각하는데, 나는 재곤이 댄디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남길 씨는 특유의 결핍이 있는 듯하면서 사내다움이 있고, 결론적으로 결이 섬세한 느낌이 있다. 그런 느낌이 너무 멋있고, 정재곤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남길 씨가 참 잘해줬다"라며 배우 김남길에 대한 칭찬과 함께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뢰한'은 제 68회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5월 개봉 예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