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면세점 별도법인을 설립해 면세사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
신규법인 '신세계디에프'는 백화점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가 100% 출자해 자회사로 설립하며 대표이사는 신세계조선호텔 성영목 대표가 동시에 맡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이 면세점 사업을 독립법인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성이 큰 면세사업을 글로벌 기업들처럼 전문화시켜 향후 그룹 차원의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면세 전문기업들은 호텔법인 내 사업으로 운영하는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과 달리 독자적 운영능력을 갖춘 독립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세계 1위인 Dufry, 2위인 DFS, 3위인 LS Travel Retail, 5위인 Heinemann 등 대부분의 글로벌 면세기업들은 면세 또는 Travel Retail 전문기업 형태다. 이들 기업들은 빠른 의사결정과 적극적 투자를 통해 아시아, 중남미, 유럽 등 세계 각지로 진출하면서 면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 6월 입찰예정인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를 획득할 경우 본격적으로 국내 면세점 사업 인프라를 확보해, 향후 면세 전문기업인 '신세계디에프'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을 적극 타진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올해 전체 투자규모를 사상 최대인 3조3500억원으로 확정해 발표한 신세계그룹은 이번 면세점 별도법인 설립을 통해 그룹차원의 자금력을 면세사업 진행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신세계는 면세사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대표(前 호텔신라 대표)를 면세 별도법인 신세계디에프 대표로 내정했고, 향후 전문가 집단 풀 역시 강화할 방침이다.
백화점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의 경우 면세점 사업과의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프리미엄아울렛,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을 관계사로 두고 있어 면세 신규법인에 ㈜신세계가 100% 출자를 했다. 새로운 면세점 신규법인과 관계사 간 전략적 협업구조를 시스템화 해 마케팅, 상품기획, 서비스 분야 등에서 관광상품으로서의 면세점 가치 향상을 이끌어낸다는 방안이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디에프'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면세점을 개발, 여행자의 랜드마크(Traveler's Landmark)가 될 수 있는 면세점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중국 VIP 관광객은 물론 최근 급증하는 자유여행객(FIT)들에게 여유있는 환경에서 쇼핑 뿐 아니라 문화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프리미엄 문화공간을 제공, 관광 인프라 강화로 내수경기 진작도 도모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면세점 신규법인은 당분간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에 주력할 계획이고 신세계조선호텔 내 기존 면세사업과의 통합여부는 시내 면세점 특허결정 이후 적절한 법적, 행정적 절차를 검토하여 추진할 계획"이라며 "면세점을 호텔업과 연관된 사업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독립사업'으로 육성, 글로벌 수준의 면세 전문기업으로 성장시키고 국내 중소중견기업 제품의 수출통로가 되는 동시에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