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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이션 성공' 조성환 감독 "전북 신기록 제물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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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만만치 않은 광주를 만난 조성환 제주 감독은 베스트11을 대거 바꾸었다.

강점이었던 허리진과 수비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송진형 양준아 정다훤 김수범 등을 제외했다. 대신 백업이던 김영신 장은규 이 용 김봉래 등이 그 자리를 메웠다. 조 감독의 모험은 대성공이었다. 제주는 광주를 2대1로 제압하며 주전들의 체력안배와 백업들의 경기감각 회복, 그리고 승점 3점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조 감독의 광주전 로테이션은 사실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 조 감독은 "시즌 전부터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면 분명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초반 주전 멤버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 시점이 아니면 변화를 주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광주를 만만히 본 것이 아니라 아직 많이 남은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제주는 지난 몇년간 베스트11 위주로 시즌을 치렀다. 제주는 베스트11이 건재할때는 좋은 경기력을 보였지만, 체력이 떨어지거나 징계 등이 속출하는 후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조 감독이 올시즌 지휘봉을 잡은 후 가장 공을 들인 부분 중 하나가 백업 관리다. 광주전에서 백업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펼치며 두터운 스쿼드 구축과 경쟁력 강화라는 성과를 거뒀다.

로테이션의 또 다른 노림수는 전북전이었다. 조 감독은 "사실 광주와 전북을 상대로 1승1패만 해도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제주가 한단계 벽을 넘기 위해서는 강팀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전북을 잡는다면 선수들이 엄청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전북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펼치겠다는 뜻이었다. 광주전 후반 팽팽한 흐름 속에서 강수일 등을 과감히 제외한 이유도 최대한 좋은 컨디션에서 전북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조 감독은 "광주전에서 풀타임으로 뛴 윤빛가람 로페즈 알렉스 오반석의 체력 상태만 좋다면 최상의 전력으로 전북을 상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제주가 전북전을 벼르고 있는 이유는 더이상 대기록의 제물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다. 전북은 두가지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북은 15일 부산을 2대1로 제압하며 지난해 9월 6일 이후 2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991년 부산, 1997년 전남이 세운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또 전북은 제주를 잡을 경우 K리그 300승을 달성하게 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제주전에서 기록에 도전해보겠다"고 큰소리로 말했다. 그간 제주는 역사의 순간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전북의 우승 확정, 수원의 2위 확정, 서울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 확정의 순간마다 상대팀은 제주였다. 올시즌에도 최용수 서울 감독이 세운 최연소 100승 기록의 제물이 됐다. 조 감독은 "공교롭게도 상대팀 환희의 순간마다 우리가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 더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 전북을 상대로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