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양동근
2014~2015시즌의 화려한 피날레, 모비스 양동근이 장식했다.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MVP로 뽑혔다. 플레이오프, 한국농구대상에 이어 이번 시상식까지 MVP만 3연패다.
양동근은 1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하모니 불룸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MVP로 뽑혔다. 이로써 양동근은 KBL 역대 최다인 개인통산 세번째 정규리그 MVP가 됐다.
사실상 예상된 결과였다. 경쟁자가 없었다. 그나마 성적과 기여도 면에서 강력한 MVP 경쟁자였던 팀동료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4년만에 갑작스럽게 부활한 '외국선수상'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MVP 후보에서 제외됐기 때문. 하지만 라틀리프가 있었다고 해도 양동근의 임팩트를 뛰어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양동근은 이번시즌 전경기(54경기)에 나와 리그 최고의 평균 출전시간(34분56초)을 기록하며 평균 11.8득점, 2.8리바운드, 4.9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했다. 어시스트 전체 2위, 스틸 전체 1위의 맹활약을 펼치며 모비스의 통합우승과 챔프전 3연패를 이끈 절대 에이스였다. 이날 MVP 수상도 압도적이었다. 기자단 총 투표수 99표 중 86표를 획득, MVP로 뽑혔다. 2위인 동부 김주성(13표)과 차이가 현격하다.
이날 MVP를 받은 양동근은 "계속 하는 말이지만, 이 상은 나 혼자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을 받을 수 있기까지 도와준 구단 프런트와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 훈련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여러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롤모델인 유재학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양동근은 기자회견장에서 MVP 수상에 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양동근과의 일문일답.
-벌서 MVP만 세 번째 받는다. 이제는 덤덤할 것 같은데.
"MVP를 받고 보니 정말 기분이 좋다. 진짜 우리팀 선수들도 다들 한 번씩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내가 그렇게 큰 족적을 남길 만큼 성적을 낸 건 아닌데, 선수들이 도와줘서 받았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함지훈 문태영 라틀리프 등이 없었다면 나도 여기에 없었다. 또 이전에 팀을 거쳐간 크리스 윌리엄스나 크리스 버지스, 우지원 선배 등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도움이 있어서 MVP가 가능했다."
-2, 3년차때 MVP를 받은 이후 8시즌 만에 다시 MVP다. 달라진 점이 있을까.
"군 입대 전에 MVP를 받았을 때는 그냥 어리둥절 했다. '이거 뭐지? 내가 받아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비슷한 생긱이 든다. 그러나 어렸을 때와는 달리 지금은 차분해진다. 다른 선수들의 입장까지 생각하게 된 점은 확실히 달라진 점인 것 같다. 여유를 갖게 됐다고 할까.대전은 아무것도 모를때 .그나마 여유있게 다른 선수들까지 생각할 수 있는 게 달라진 점 아닐까.
-상금을 많이 받았는데, 어떻게 쓸 생각인가.
"MVP 상금은 늘 좋은 일에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그렇게 기부도 해왔고. 이번에도 3개의 MVP 상금 중에서 1~2개는 좋은 일에 쓰고 싶다. 그리고 나머지 한 개는 가족을 위해, 특히 좋은 몸을 주신 부모님을 위해 쓰겠다."
-그간 슬럼프는 없었나. 있었다면 어떻게 이겨냈나.
"슬럼프라고 하면 몇 경기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고, 한 시즌을 통채로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렇게 큰 슬럼프는 없었다. 팀 성적이 안났을 때는 약간 슬럼프 아니었나하는 생각도 들고. 무득점, 2득점해서 팀이 졌을 때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겨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기를 해도 스트레스가 심하다. 그럴 때는 가족사진을 보며 분위기를 전환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혼자서 생각도 많이 하고, 때로는 말이 통하는 함지훈을 불러서 새벽까지 얘기를 하기도 한다."
-롤모델인 유재학 감독은 "안주하지 않겠다"고 했다. 본인의 다음 시즌 각오는
"외국인 선수가 2명이 되며 판도가 많이 달라질 것 같다. 또 문태영과 라틀리프는 다른 팀에서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재미있게 손발을 맞췄던 선수들이 과연 다른 팀에서 우리와 있을 때 잘했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그걸 막아낼 수 있을 지. 그런 생각을 하면 다음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재미있을 것 같다."
-선수로서의 목표라면
"정말 오랫동안 뛰면서 은퇴하기 전까지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중에 후배들이 '저 형과 농구하면 정말 즐거웠다'고 기억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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