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와 주지훈이 영화 '간신'으로 스크린에 컴백한다. 연산군과 그의 측근이자 역사상 최악의 간신으로 평가받는 임숭재의 이야기를 다룬 팩션 사극 '간신'은 화려한 볼거리와 독특한 스토리를 앞세워 벌써부터 관객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
이 작품은 특히 김강우와 주지훈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김강우는 그간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만족스러운 흥행 성과를 거둔 작품이 드물었다. 꾸준히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배우치곤 '흥행 여신'의 외면이 지독했다. 2007년 '식객'이 흥행한 후에는 '마린보이' '무적자' '돈의 맛' '미스터고'에 지난 해 '찌라시: 위험한 소문'까지 흥행이 예상됐던 작품조차 참패했다.
흥행과 거리가 멀었던 것은 주지훈 역시 마찬가지다. 민규동 감독과 함께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이하 앤티크)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객수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후 '키친' '나는 왕이로소이다' '결혼전야'에 지난 해 '좋은 친구들'까지 흥행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작품이 드물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이들이 독기를 품었다고 할 만큼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일 전망이다. 14일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간신' 제작보고회에서 처음 공개된 메이킹 영상과 예고편에는 그들의 얼마나 심기일전한 연기를 선보였는지가 드러났다. 연산군으로 변한 김강우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폭군이 되길 작정한 듯 보였다. 채홍사를 선택하는 장면이나 갑자사화로 인해 폭군이 되는 모습이 잠깐 등장했을 뿐이지만 그동안에 보지 못한 욕망에만 충실한 연산군의 모습이 보는 이들을 기대케 했다. 김강우는 "이전까지 연산군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그냥 폭군이다. 그것을 조금 더 넘어서고 싶었다"며 "어떤 차별성을 주어야하는지 부담감도 있었다. 예술적인 기질을 넣으면 어떨까 해서 예술적인 광기를 보이기 위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메가폰을 잡은 민규동 감독이 "김강우는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변화를 보여주고 몸을 내던지고 달려가는 걸 보고 감동 받았다"고 극찬할 정도였다.
주지훈은 연산군을 이용해 권력을 누리려는 간신 임숭재 역을 맡았다. 이날 주지훈은 그동안의 연기톤을 벗어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캐릭터적으로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간신 이미지가 있는데, 감독님은 훨씬 적극적이고 강렬하게 원하시더라. 그래서 그 방향으로 연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은 이들에게 가장 큰 호재다. 민 감독은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로 데뷔한 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앤티크' '세상에서 가장아름다운 이별' '내 아내의 모든 것' '무서운 이야기' 등의 작품을 통해 평단의 호평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잡은 보기 드문 감독이다. 그는 이들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둘 다 시나리오 보여주기 전에 같이 하자고 제안을 했었고 불안도 했겠지만 흔쾌히 응해줘서 많은 것을 재보지 않고 깊은 소통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으로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민감독과 손잡은 김강우와 주지훈, 과연 이번만큼은 '흥행의 여신'이 이들의 손을 잡아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