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1-0의 살얼음판 리드, 투수는 볼넷을 조금씩 내주기 시작했고, 투구수는 늘어갔다.
하지만 두산 김태형 감독은 그대로 투수를 마운드에 뒀다. 마야는 그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136구 투혼, 그렇게 마야는 프로야구 통산 12번째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두산 벤치는 7회 2사 후 마야가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주자 처음 마운드를 방문했다. 8회에는 2사 후 투구수가 114구에 이르자 또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교체는 없었다.
마야는 9회초 선두타자 대타 임병욱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견제를 계속 하면서 주자를 신경 쓰는 모습. 서건창의 타구가 1루수 앞으로 향했다. 1루수 고영민은 2루로 송구해 주자 임병욱을 잡아낸 뒤 1루에서 다시 송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서건창과 고영민이 충돌하며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서건창은 세이프, 부상으로 대주자 김지수로 교체됐다. 1사 1루. 이택근의 유격수 앞 땅볼 타구는 느려서 병살 플레이로 이어지지 않았다. 2사 2루, 유한준과 마지막 승부. 마야는 3구만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자신을 믿어준 벤치와 동료들 덕분일까. 마야는 땀과 눈물이 범벅이 돼 선수단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