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완벽하지 않다."
황선홍 포항 감독(47)은 올 시즌 초반 고민이 깊다. 겨우내 자신이 구상했던 축구가 100% 실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은 했었다. 지난 2년간 없었던 세 명의 외국인 공격수들이 영입됐고, 국내 선수들도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부상 선수들까지 겹쳤다. 국내와 외국인 선수의 조화, 좀 더 콤팩트하고 세밀한 축구가 가동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다. "이 변수를 얼마나 빠르게 극복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던 황 감독이었다.
이 고민들 중 황 감독이 빨리 풀고 싶은 과제가 있다. 바로 김승대(24)와 안드레 모리츠(29)의 공존이다. 올 시즌 두 명이 선발로 경기에 나선 적이 없다. 지난달 8일 수원과의 시즌 개막전에선 모리츠가 선발 출전했고, 김승대가 후반 10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달 15일 울산과의 홈 개막전에선 둘 다 결장했다. 김승대는 발가락 실금 부상이었고, 모리츠는 발목 인대를 다쳤다. 지난달 22일 FC서울전에선 한 명만 경기를 뛰었다. 김승대가 풀타임 출전했고, 모리츠는 결장했다. 지난 4일 전북 원정에선 김승대가 선발로, 모리츠가 후반 27분 교체로 투입됐다. 결국 이번 시즌 김승대와 모리츠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시간은 4경기에서 45분밖에 되지 않는다. 황 감독은 "승대와 모리츠가 훈련 때도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둘의 공존을 시험해보고 싶은데 한 명이 출전하면, 한 명이 빠지니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황 감독은 김승대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싶어한다. 모리츠도 선발로 기용할 수 있게 되면, 라자르와 함께 스트라이커로 중용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공격의 활용도와 파괴력이 높아지게 된다. 황 감독이 원하는 역습시 부드러운 연결과 페널티박스 근처에서의 세밀함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황 감독의 바람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K리그 5라운드에서도 모리츠가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전북전에서 경고를 받은 모리츠가 사후 분석으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시 김승대와의 공존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황 감독의 김승대-모리츠 퍼즐 맞추기는 언제쯤 가능할까.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