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이번 주말(3~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에서 1패 뒤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특히 5일 경기에선 1대5로 끌려가다 포기하고 않고 추격, 9회 정성훈의 끝내기로 6대5로 뒤집었다. 지난 1일 잠실 롯데전(3대2) 승리 이후 벌써 두번째 끝내기 승이다. 롯데전 때는 김용의가 결승타를 쳤다.
LG는 이번 2015시즌 개막 3연패로 출발이 나빴다. 하지만 끝내기 승리 두 번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LG의 뒷심은 무서웠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을 상대로 거의 넘어간 경기를 따라잡았고 질질 끌지 않고 끝냈다는 건 의미가 크다. LG가 생각 보다 훨씬 강한 팀이라는 걸 시즌 초반에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LG가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건 최강 불펜 투수진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두 차례 끝내기 승리 과정을 보면 LG 불펜진은 실점을 하지 않았다. 선발이 5회를 버티지 못하고 내려간 후 불펜 투수들이 상대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그렇게 시간을 벌어주자 타자들이 집중력을 살려 추격했고 역전시킬 수 있었다.
5일 삼성전이 딱 그렇다. LG는 1회 손주인의 선제 1타점을 앞서 나갔다. 하지만 LG 외국인 선발 루카스가 4회 볼넷 5개를 남발하면서 5실점으로 자멸, 경기 분위기가 삼성쪽으로 기울었다.
그런 상황에서 LG 불펜은 삼성에 추가점을 단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두번째 투수 좌완 윤지웅, 사이드암 김선규, 좌완 신재웅 그리고 우완 파이어볼러 정찬헌이 무실점으로 버텨주었다.
그러자 LG 타선은 7회 오지환의 적시타로 1점, 8회 이병규(등번호 9번)의 희생 플라이 1타점과 3루 주자 이병규(등번호 7번)의 홈 도루로 2점을 따라붙었다. 국내 최강 셋업맨 안지만(삼성)을 흔들었다. 그리고 9회 상대 마무리 임창용을 무너트렸다. 이진영이 희생 동점(5-5) 타점을 쳤고, 정성훈이 좌전 끝내기 적시타를 만들었다.
지난 1일 롯데전에서도 선발 임정우가 4⅓이닝 2실점 이후 올라간 불펜 투수 4명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신재웅 김선규 정찬헌 그리고 이동현이 버텼고, 김용의가 끝내기를 쳤다.
요즘 LG 야구의 힘은 불펜진에서 나온다. LG 불펜엔 레퍼토리가 다양한 우수한 투수들이 많다. 누가 올라가도 쉽게 와르르 무너지지 않는다. 셋업맨 이동현은 "우리는 필승조가 따로없다. 누가 올라가도 1이닝을 막아낼 힘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양상문 감독이 지난해 5월 LG 사령탑에 부임한 후 불펜 운영은 더욱 정교해졌다. 세세하게 투구수를 관리했다. 또 결과적으로 봤을 때도 선수들의 부상 관리와 교체 타이밍이 대체적으로 양호했다. 양 감독 부임 이후 LG는 총 8번의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연장전 승부에서도 5승1무1패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뒷심이 강한 LG의 야구 색깔을 마냥 칭찬할 수는 없다. LG는 현재 선발야구가 안 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야 할 류제국(무릎)과 우규민(고관절)이 수술 이후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루카스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좌완 프로 2년차 임지섭도 아직은 변수다.
결국 LG는 불펜진이 튼튼하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힘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불펜 마저 흔들리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