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라이커(미드필더+스트라이커)'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기성용이 5일(한국시각) 스완지의 리버티스타디움에서 끝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헐시티전에서 리그 7호골을 기록했다. 스완지시티는 기성용과 고미스의 골을 묶어 헐시티를 3대1로 꺾고 리그 2연승을 질주했다. 기성용은 7호골로 EPL의 아시아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 그의 골이 곧 역사다. 기성용은 올시즌 아시아 어떤 선수도 넘어서지 못한 EPL 한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향해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박지성-가가와 넘고 亞 최다골
기성용이 올시즌 놀라운 득점포 행진으로 각종 기록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고 있다. 올시즌 기성용이 세운 첫 기록은 '한국인 EPL 첫 개막축포'였다. 기성용은 지난해 8월 16일 열린 맨유와의 2014~2015시즌 EPL 공식 개막전에서 개막 축포를 터트렸다. 이어 지난달 5일에는 토트넘전에서 리그 6호골을 기록하며 한국인 한시즌 EPL 최다골 기록에도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34·은퇴)이 두 차례(2006~2007시즌, 2010~2011시즌) 기록했던 한 시즌 리그 5골의 기록을 넘어섰다. 헐시티전 득점으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자리마저 차지했다. 기성용이 2012~2013시즌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맨유에서 기록한 리그 6골을 넘어섰다. EPL에서 활약했거나, 활약하는 아시아선수 중 최초로 리그 7골의 벽을 넘어섰다. 또 기성용은 2011~2012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에서 기록한 한 시즌 개인 최다골(6골)마저 7골로 늘렸다.
▶두자릿수 득점도 꿈이 아니다
'기록 제조기' 기성용의 다음 목표는 다시 박지성이다. 2010~2011시즌 박지성이 기록한 한시즌 최다골(8골·리그 5골, 리그컵 2골, 유럽챔피언스리그 1골)에 도전한다. 1골이면 어깨를 나란히 하고, 2골이면 새 역사다. 기성용은 최근 '미들라이커'로 활약하며 잇따라 득점을 뽑아내고 있다. 다이아몬드 전형의 오른 측면 공격수로 출격한다. 수비형 윙어로도 활약하지만, 상대의 압박이 약할 경우 문전까지 침투해 득점을 노린다. 헐시티전 득점이 대표적이다. 기성용은 전반부터 동료들이 볼을 소유하면 문전으로 침투해 리바운드 볼을 노렸다. 기성용은 전반 18분 셸비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자 골대 앞으로 침투했고, 골키퍼가 쳐낸 볼을 왼발로 차 넣어 7호골을 기록했다. 기성용은 지난해 12월 21일 헐시티 원정에서도 비슷한 모습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한시즌 두자릿수 득점 도전도 꿈이 아니다. 기성용은 올시즌 총 29경기(리그 28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0.24골이다. 올시즌 스완지시티가 리그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산술적으로 1.7골을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기성용은 호주아시안컵 이후 물오른 골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8경기에서 4골(경기당 0.5골)을 뽑아냈다. 지금 같은 득점 행진이라면 3.5골을 더 넣을 수 있고, EPL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될 수 있다. 기성용도 골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포지션이 바뀌면서 득점이 많아지고 있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두자릿수 득점 도전에 대해서는 "두자릿수 득점까지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팀을 위해서 뛰겠다"며 웃었다. 3월 A매치 2연전으로 피로가 쌓였지만, 기성용의 기록행진에는 쉼표가 없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