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모두 이긴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고맙다. 이런 것 모여 KIA 타이거즈의 힘이 되는 것이다"고 했다.
LG가 두 경기를 모두 주도를 했지만, 타이거즈가 무서운 뒷심, 집중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10월 말 KIA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이 원했던 그림이 나온 것이다. 사실 타이거즈에 운도 따랐다.
KIA의 시즌 초반 선전에 어리둥절해하는 팬들이 많다. KIA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반짝 바람에 그칠까. '야구명가' 타이거즈의 부활을 간절히 염원하는 이들이 많다.
시즌 초반 일정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
지난 주말에 개막 2연전을 치른 KIA는 이번 주에 SK 와이번스전을 시작으로 kt 위즈,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와 만난다. 개막 시리즈를 포함해 2주 간 상대하는 5개 팀 중에서 3개 팀이 지난해 포스트 시즌 진출 팀이다. 지난해 LG에 밀려 5위에 그친 SK는 투타의 짜임새가 좋아 올시즌 삼성을 견제할 전력으로 꼽힌다. kt 정도를 빼면 쉽지 않은 상대다.
지난 해 KIA는 삼성에 4승12패, NC에 5승11패로 밀렸고, SK와 8승8패를 기록했다.
개막전을 앞두고 만난 김기태 감독은 "강팀을 연이어 만나는 시즌 초 2주 간 경기를 치러보면 우리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드러날 것이다. 올해는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2주 정도면 선발 로테이션이 3차례 정도 돌아 객관적인 전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KIA 코칭스태프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시즌 전망을 대외적으로 밝힌 적이 없는데, 2주 간의 시간이 많은 걸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LG에 2연승을 거두면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중심 타선에 포진한 이범호 최희섭 브렛 필의 한방이 승리를 끌어왔다.
그렇다고해서 전체적인 KIA 전력을 높게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윤석민의 가세로 불펜이 두터워졌으나 여전히 숙제를 안고 있다. 두 외국인 선발 투수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새로운 키스톤 콤비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나, 포수 포지션은 연전히 물음표다.
개막 2주가 지나면 다시 LG, 넥센 히어로즈와의 6연전이 이어진다. 현재 전력에 빠져 있는 외야수 신종길, 선발 자원인 김진우도 이달 중에 복귀가 가능하다. 전력의 플러스 요소가 있다. 초반에 상승세가 이어지고 자신감이 붙는다면 맹호다운 면모를 되 찾을 수 있다.
3년 연속으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했다. 김기태 감독이 취임한 후 패배주의를 몰아내고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선수단 분위기가 밝아졌다는 평가다. 주눅들어있던 선수들도 의욕이 넘친다.
감독 교체가 엄청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