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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밴헤켄 위협할 외국인대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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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구단 사령탑이 개막전 선발을 발표했는데 죄다 외국인투수다. KIA 양현종이 유일한 토종 개막전 선발이다. 한화는 탈보트와 배영수를 놓고 고민중이다. 개막전 선발 외국인투수 비율 역대 최고. 외국인투수에 대한 각팀의 의존도가 드러난다. 외국인선수 3명 중 2명은 투수인데 전부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해 있다. 대부분 '원투 펀치(1,2 선발)'다. '용병'이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는 것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가장 심혈을 기울여 뽑아온 선수들인데 누가 제역할, 아니 그 이상을 할까. 롤 모델은 두산의 니퍼트(34)와 넥센의 밴헤켄(36)이다. 니퍼트는 가장 강력한 오른손 에이스. 지난 몇년간 외국인 최고연봉(150만달러)을 어울리는 활약을 펼쳤다. 잔부상이 있는 편이지만 일단 마운드에 오르면 늘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5연패를 향해 질주하는 삼성의 천적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20승을 달성한 좌완 에이스 밴헤켄은 올해도 넥센을 이끈다.

투수의 성적은 혼자 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야 승리를 챙기고, 야수들이 필드에서 매끄러운 수비를 펼쳐야 살아남는다. 투수의 예상성적에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버무려지는 이유다.

올해 외국인투수 스펙트럼은 그 어느때보다 다채롭다. 니퍼트와 밴헤켄을 위협할 선수는 누구일까. 맨 앞줄에 밴와트(SK)가 있다. 지난해 7월에 팀에 뒤늦게 합류했는데 11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풀시즌을 뛰었다면 각종 투수랭킹이 뒤죽박죽 됐을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트리플A를 '씹어먹어도' KBO리그에 오면 완전 다른 모습을 보인 이들이 많았다. 시속 130㎞대 중반을 던져도 10승을 하고 160㎞를 뿌려도 난타당하는 묘한 리그가 이곳이다. KBO리그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 단순화시키면 제구력과 배짱, 여유 정도로 압축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불가다. 밴와트 외에 소사(LG), 찰리(NC), 옥스프링(kt), 유먼-탈보트(이상 한화) 등은 국내리그에 적응을 마쳤지만 '대박(15승 이상)'보다는 '중박(12~13승)', '소박(10승 언저리)' 정도로 평가된다. 피가로(삼성), 레일리와 린드블럼(이상 롯데), 시스코(kt), 피어밴드(넥센) 등이 주목받는 새얼굴인데 예상은 엇갈린다. 150㎞대 강속구를 마구 뿌리는 삼성 피가로와 가장 지지분한 볼을 던지는 레일리 중 누가 승승장구할까도 궁금하다.

피가로는 일본 소프트뱅크로 떠난 밴덴헐크를 연상시키는 정통파 강속구 투수다. 힘으로 상대를 윽박지를 수 있다. 레일리는 제구력과 변화구 각도가 주무기다. 볼도 꽤 빠른 편이다. 140㎞중후반으로 왼손치고는 강속구 투수에 속한다. 올시즌은 팀당 144경기로 역대 최장 페넌트레이스를 치른다. 20승 선발투수가 나오기 더 좋은 조건이다. 소속 외국인투수가 20승을 채운다면? 그 팀은 예외없이 가을야구 직행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