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사상 최초로 겨울에 열리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8년 카타르월드컵 겨울 개최를 선언했다.
FIFA는 20일(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카타르월드컵 결승전을 2022년 12월 18일에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회는 28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일은 11월 21일이 될 전망이다.
FIFA는 그 동안 카타르월드컵 겨울 개최에 반기를 든 유럽축구클럽협회(ECA)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 ECA는 8월이나 9월에 시작해 5월에 끝나는 추춘제로 치러지는 유럽 프로리그가 월드컵 때문에 경기를 한 달 넘게 중단하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는다는 이유로 겨울 월드컵을 반대해왔다. 국제 대회 일정 변경도 배제할 수 없었다. 2023년 1월에 열리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등 각종 국제 대회 일정도 모조리 손봐야하는 상황이었다.
ECA는 FIFA의 겨울 개최 입장을 받아들이려면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칼-하인츠 루미니게 ECA 회장은 지난달 26일 성명을 통해 "유럽리그들이 월드컵 겨울 개최에 따른 손실을 버텨낼 수 없을 것이다. 겨울 개최가 확정되면 클럽들에 대한 배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FIFA는 단호했다. 사과도, 보상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우리가 왜 유럽 클럽들에 사과를 해야 하나? 클럽들은 이미 수혜를 입고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는 구단들이 4000만달러(약 440억원)를 가져갔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는 7000만달러(약 770억원)을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월드컵 결과에 따라 모든 이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카타르월드컵이 여름에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26일 재차 확인한 결정에 대해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FIFA와 ECA의 입장차는 좁혀졌다. 결국 돈이 해결책이었다. FIFA는 유럽 53개국 200여구단의 모인 ECA와 2018년 러시아월드컵·2022년 카타르월드컵에 선수를 파견하는 구단에 총 2억900만달러(약 2350억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제휴협약을 맺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7000만달러(약 788억원)에서 3배 가까이 오른 액수다.
이처럼 FIFA가 돈으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월드컵 수익이 크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FIFA가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벌어들인 돈은 40억달러(약4조5000억원)에 달한다. 4년 전 남아공 대회(20억달러) 때의 수익보다 두 배였다. FIFA는 앞으로 다른 대륙과도 겨울 월드컵 보상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은 2019년 여자월드컵 유치에 실패했다. FIFA는 20일 프랑스를 2019년 여자월드컵 개최지로 선정했다. 2019년 여자월드컵 개최국이 2018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까지 유치한다는 방침에 따라 두 대회 모두 프랑스에서 열리게 됐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