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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가 자랑한 '외인 4총사 효과' 인천전에선 숙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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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아저씨, 당신 후보로 밀렸어요."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인천전을 준비하던 최강희 전북 감독이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에게 건넨 농담이다. 부상 회복 후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는 이동국은 후보로 밀렸다는 말에 웃음을 지었다. 요즘 전북의 분위기다. '골잡이' 이동국이 없어도 최 감독은 걱정이 없다. 그라운드에서 활약 중인 네 명의 외국인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배가 부르다.

최 감독이 2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전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 4명을 리그 경기에 동시 선발 출격 시켰다. 호주 출신의 윌킨슨이 중앙 수비수로 첫 선발 출전하면서 에두-에닝요-레오나르도-윌킨슨으로 이어지는 외국인 4총사가 동시 출격이 이뤄졌다.

선발 명단을 지켜본 두 사령탑의 표정은 엇갈렸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전북의 외국인 공격수들이 특징이 나오기 전에 막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반면 최 감독은 여유로운 웃음을 보였다. 4총사가 만들어낼 시너지 효과에 대한 큰 기대 때문이다.

최 감독은 레오나르도의 변화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레오나르도는 이기적인 플레이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에닝요가 복귀하고 많이 자극을 받는 것 같다. 요즘 수비 가담도 잘하고 팀 플레이도 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대표적인 예가 프리킥이다. 에닝요가 없던 지난 시즌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욕심이 끝이 없었다. 팀에 해가 될 정도였다. 그러나 에닝요가 팀에 합류한 이후 레오나르도는 프리킥 찬스가 나면 공을 쳐다보지도 않는단다. 팀을 위한 희생을 몸에 익힌 레오나르도다. 우승에 대한 에닝요의 의지는 국내 선수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 최 감독은 "에닝요가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에 실패한 뒤 분해서 응급실에 실려가고 3일동안 고생한 스토리를 국내 선수들이 다알고 있다. 국내 선수들에게는 에닝요의 이런 투지가 큰 자극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평소 말이 없는 윌킨슨 조차 요즘 최 감독에게 직접 출전을 요청하는 등 투사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최 감독의 웃음은 90분 뒤 얼굴에서 사라졌다. 믿었던 외국인 4총사의 활약이 미비했다. 엉덩이를 뒤로 쭉 뺀 인천의 밀집 수비에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 살아나지 못했다. 전북의 슈팅도 위협적이지 못했다. 전북이 이날 기록한 9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3개에 불과했다. 레오나르도와 에두는 슈팅 없이 경기를 마쳤다. 최 감독이 후반에 이동국과 이승현, 김동찬을 차례대로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끝내 한 골도 뽑아내지 못하고 올시즌 리그에서 첫 무득점 경기를 펼쳤다. 하필, 전북의 자랑거리인 외국인 4총사가 동시 선발 출격한 날, 전북의 '닥공'이 고개를 숙였다. 전북은 이날 무승부로 K리그 통산 최다 원정 연승 기록 경신에도 실패했다. 전북의 원정 연승 기록이 성남, 울산, 제주 포항, 상주와 동률인 6경기에서 멈춰섰다. 최 감독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는데 사이드 돌파가 원활하지 못했다. 패스 타이밍이 늦었고 패스가 부정확했다. 앞으로 리그에서 오늘 같은 경기가 숙제로 남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