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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퇴장 1호' 김태환, 아픈만큼 성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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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26·울산)이 2015년 첫 불명예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환은 21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라운드에서 후반 20분 퇴장 명령을 받았다. 센터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몸싸움을 펼치던 이종호가 넘어지자 팔을 밟는 비신사적 행위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올 시즌 현재까지 열린 클래식 경기 중 경고누적이 아닌 즉각 퇴장 명령을 받은 것은 김태환이 처음이다. 지난 2010년 FC서울에서 K리그에 데뷔한 김태환은 성남 시절이던 2013년 이후 프로 두 번째로 퇴장 기록을 남기게 됐다.

짜증이 날 법도 했다. '후배' 이종호 뿐만 아니라 전남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울산 선수들과 몸싸움을 펼치며 투지를 증명했다. 앞서 FC서울, 포항을 연파하며 자신감에 찬 울산 선수들 입장에선 경기마저 제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냉정함이 아쉬웠다.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한 채 거친 행동으로 분풀이를 하는 게 그라운드에서 용납될 리 없다. 김태환 퇴장 뒤 울산은 수적 열세 속에 공격 조합까지 어긋나며 결국 연승 행진을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윤 감독은 "10명이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줬다. (선수들이) 오늘 보여준 투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김태환이 그런 상황에서 퇴장을 당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조금 더 침착하게 플레이했어야 했다"고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김태환은 올 시즌 2경기 만에 울산 공격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화려한 개인기와 택배크로스로 무장하며 양동현 제파로프 따르따와 가공할 파괴력을 선보였다. 성남 시절 '치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빠른 발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남전 퇴장으로 A매치 휴식기를 보낸 뒤에도 2경기 출전 정지를 당하게 됐다. 오른쪽 윙어 자리에 김태환의 빈자리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 없는 만큼 울산의 공격력 약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수에 이은 혹독한 댓가는 쓰디쓴 보약이다. 전남전 실수와 퇴장 징계는 김태환이 한층 더 성숙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