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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퍼슨 퇴출'에 관한 유재학-김진 감독의 엇갈린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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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 플레이오프에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6강 플레이오프를 힘겹게 이기고 올라온 LG가 팀 전력의 핵심인 데이본 제퍼슨을 전격 퇴출시킨 것이다. 지난 1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저지른 돌출 행동과 이후 계속 이어진 SNS상에서의 무례한 행동이 원인.

당시 제퍼슨은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시간에 스트레칭을 했고,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자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SNS에 손가락 욕설 사진을 계속 올렸다.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됐고, 비난 여론은 더 커졌다. 결국 LG는 2차전이 열리는 20일 오전에 제퍼슨의 퇴출을 공식 발표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계속 팬과 한국 프로농구를 향해 모욕적인 행동을 벌이는 제퍼슨을 더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퍼슨의 퇴출이 발표된 뒤, 2차전 경기를 앞둔 양팀 사령탑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상반됐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다소 여유가 있는 듯 했다. 물론 "오히려 이럴 때 LG를 더 조심해야 한다. 팀이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단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즌 중에 제퍼슨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할 때 크리스 메시를 잘 활용한 좋은 전략도 보여준 적이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진 않았다. 하지만 먼저 1승을 거둔데다 상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제퍼슨이 빠진 점에 대해서는 확실히 안도하고 있었다.

반면 LG 김 진 감독의 분위기는 무척이나 가라앉아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이런 식으로 제퍼슨이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는 건 상상조차 못 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김 감독의 목소리는 평소보다도 훨씬 낮고 작았다. 말할 기운조차 아껴 경기에 집중하려는 듯 했다. 김 감독은 "오늘 아침에 제퍼슨과 만나 퇴출 사실을 알렸다"면서 "여전히 SNS 활동은 프라이버시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게 문제가 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해를 하든, 못하든. 이제 제퍼슨은 LG 전력에 없다. 그를 빨리 잊고, 다른 선수들만으로 4강 플레이오프 전략을 짜야하는 것이 바로 김 감독의 할 일이다. 이에 관해 김 감독은 "걱정이 되지만, 선수들을 믿는다"는 말을 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초반부터 부상자도 많았고, 유난히 악재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김영환이 중심이 돼 선수들이 하나의 팀으로 뭉쳐 최선의 모습을 보여줬다. 성적이 좋아질 때 제퍼슨이 한 일도 컸지만, 다른 선수들이 모두 제몫을 한 덕분"이라고 했다. 결국 선수들의 단단한 팀워크를 앞세워 난적 모비스를 상대해보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다짐이다.

울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