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성큼 다가왔다. 남녘의 꽃소식에 이어 충청· 경기 등 중부지방에도 이젠 봄기운이 완연하다. 코끝에 닿는 바람도, 발끝에 전해오는 흙길의 느낌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이맘때 오는 봄을 제대로 느끼기에 꽃보다 더 자극적인 소재가 있다. 바로 딸기다. 무성한 초록잎 사이에 매달린 봄딸기의 빨갛고 탐스런 자태는 그 생김과 향기만으로도 새봄의 기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잘 익은 딸기를 한 입 베어 물자면 새콤달콤 봄기운이 입 안 가득 전해온다. 요즘 전국 최고의 딸기 산지인 충남 논산들녁에는 상큼한 봄기운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때문에 맛나고 싱그러운 봄맞이를 위한 가족단위 상춘객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밀려들고 있다. 때를 맞춰 논산시에서는 4월 1~5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앞세워 풍성한 딸기축제도 벌인다. 서울서 KTX로 1시간 30여분. 그린투어리즘과 더불어 백제문화의 체취와 고택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역사문화기행-에듀테인먼트 투어의 적지, 충남 논산으로 오감이 흡족한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논산=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오감이 흡족할 '2015 논산 딸기축제'
4월은 가히 축제의 계절이라 부를 법하다. 산수유, 벚꽃, 튤립 등 봄꽃을 앞세운 축제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펼쳐진다. 4월의 여러 축제 중 단연 눈에 띄는 잔치마당이 있다. 바로 봄철 그린투어리즘 페스티벌의 대명사격으로 불리는 논산 딸기축제가 그것이다. 논산딸기축제는 단순히 미각만을 충족시키는 흔한 이벤트가 아니다. 시각, 후각, 촉각, 청각 등 오감을 일깨워줄 흡족한 봄맞이 축제다.
전국 최대 주산지를 자랑하는 논산딸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도농 간의 소통과 상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2015논산딸기축제'가 오는 4월 1~5일 충남 논산시 논산천 둔치와 딸기밭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7회째. 5개 분야 96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금번 논산딸기축제는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어린이와 청소년 참여행사를 대폭 늘린 체험형축제의 전형이다.
전국어린이 밴드 경연대회, 딸기사생대회, 어린이 인형극, 전국어린이 재롱둥이경연, 4D어린이 영화관, 크라운& 해태 어린이 체험마당. 청소년딸기문화축제 등 아이와 청소년을 위한 잔치마당이 한가득 펼쳐진다. 아울러 청정딸기수확체험, 딸기비빔밥-화채 먹기, 딸기 잼-케이크 만들기, 딸기떡 길게 뽑기, 딸기탁본-가면만들기, 딸기 페이스페인팅, 딸기한지공예체험, 나는 벽화예술가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신나는 놀이체험마당이 벌어진다.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딸기스토리텔링, 외국인딸기이벤트, 딸기향이 묻어나는 색소폰 연주회, 논산딸기퀴즈, 육군훈련소군악대연주회, 육군본부의장대공연, 황산벌전국국악경연대회 수상자 공연, 남미음악공연, 애창곡을 불러라, 전국풍물경연대회, 훈련소 면회객의 날, 이동곤충전시관, 세계민속문화공연, 거리의 화가, 어울마당, 해설사와 함께하는 논산여행 등 다양하고 풍성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밖에도 강경젓갈축제 홍보 판매장, 딸기와 농특산물 전시판매, 향토음식점 운영 등 논산의 농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쇼핑관광의 장도 마련된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주한외교사절 초청을 비롯해 6차 산업 상품 및 융복합프로그램 운영, 야외체험장 전시공간과 딸기이벤트 확대, 요일별 테마프로그램과 특화된 논산딸기산업 전시관 마련 등, 논산딸기의 세계화와 전국 대표축제로의 도약도 겨냥하고 있다.
논산딸기축제의 자문을 맡고 있는 건양대 지진호 학장은 "논산딸기축제는 지역의 특화된 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형축제의 전형이지만 도농 간의 상생, 가족의 행복한 봄소풍, 세계시장을 겨냥한 글로벌축제로의 도약 등 다양한 가치를 지닌 모범 축제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편 논산시(시장 황명선)는 2015년 논산딸기축제를 전국적으로 적극 홍보하기 위해 논산딸기축제 '인터넷 정보사냥대회'를 개최한다. 참가 대상은 전국의 네티즌으로 논산시 홈페이지(http://www.nonsan.go.kr) 또는 논산딸기축제홈페이지(http://www.nsfestival.co.kr)에 접속해 문제의 답을 찾아 온라인상에서 직접 제출하면 된다. 문제는 논산딸기의 우수성을 비롯해 딸기축제와 관련된 내용 등 총 5문항을 객관식으로 출제한다. 당첨자는 정답자 중 무작위로 추첨, 4월 7일 발표할 예정이며, 당첨자 100명에게는 딸기잼, 딸기고추장 등 딸기관련 제품을 증정한다. 참여 관련 사항은 논산시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논산시 홍보담당관 뉴미디어팀(041-746-5172)으로 문의하면 된다.
논산딸기축제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54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충청남도의 대표축제로 성장했다. 논산시 공연축제팀 노원중팀장은 "다양한 콘텐츠와 계절적 시의성을 지닌 논산딸기축제는 한 번의 발품으로 온가족이 겨우내 묵은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어 더 매력 있다"면서 "올봄 명품 논산딸기축제를 찾아 흡족한 봄나들이를 만끽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딸기 생산지 논산& 그곳에서 맛보는 싱싱한 봄기운
3월 중순, 아직 대지는 잿빛이다. 하지만 충남 논산의 양지바른 들녘에는 화사한 봄기운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특히 바깥 공기와는 다른 따스한 비닐하우스 안은 싱싱한 봄세상이다. 초록 잎사귀와 빨간 딸기, 하얀 꽃이 어우러진 딸기 밭이랑은 겨우내 칙칙해진 마음을 금세 환하게 돌려놓는다.
논산은 90년의 재배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대의 딸기 생산지다. 비옥한 토양과 맑은 물, 풍부한 일조 조건에서 자란 딸기는 맛과 향기, 당도가 탁월하다는 평이다. 논산시 관내에서는 1900여 농가가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830ha(800만㎥)의 딸기밭에서 연간 3만여 톤(1400억 원 규모)의 딸기를 생산, 전국 딸기 총생산량의 14%에 이른다.
특히 이중 300여 농가가 '수경재배'를 실시해 질 좋은 청정 딸기를 생산중이다. 이른바 '드림농법''고설재배'로도 통하는 '수경재배'는 어른 허리 높이로 배지(재배시설)를 설치해 각종 자양분을 물과 함께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르는 장점도 많다. 우선 일반 토경재배에 비해 흙이 묻지 않아 깨끗한 딸기를 수확할 수 있는데다 병충해도 적다. 딸기 모종에 자양분도 적절히 조절해서 공급할 수가 있다. 또한 꿀벌 수정으로 이른바 '저 농약' 농법 실현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노인들도 거뜬히 일을 할 수 있는 농법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인구고령화 시대 생산적 복지의 효과적 방안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논산에서는 단맛이 최고(13블릭스)라는 국산 품종 '설향'을 주로 재배한다. 설향은 논산시가 개발한 품종으로 국내 대다수의 딸기 농가에서 우량품종 설향을 재배하고 있어 실제로 '논산딸기'가 전국에서 재배 수확되고 있는 셈이다.
논산시는 '1등 딸기 생산지도 변해야 살 수 있다'는 기치 아래 딸기 품종개량은 물론 다양한 딸기 가공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딸기와 젓갈을 결합한 딸기젓갈, 딸기 가루를 입힌 딸기 김, 딸기 양갱, 딸기 잼 등 일련의 가공품을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논산 여정에서 딸기밭 체험을 빼놓을 수 없다. 논산딸기의 새콤달콤 딸기 맛과 향을 만끽하며 가족, 연인과 추억까지 쌓을 수 있는 딸기 수확체험은 2~5월 사이 60여 곳의 딸기밭 체험농장에서 가능하다.
논산시 노성면 병사리(423-9) 소재 '딸기삼촌(대표 서교선·42)'는 아리랑TV와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 소개 되었을 만큼 유명 딸기체험농장으로 통한다. 13200㎥(4000평) 규모의 딸기 밭에는 주말이면 800여 명, 평일에도 5~6팀의 딸기 체험단이 찾아 든다. 연홍빛의 설향을 재배하고 있는 농장 비닐하우스에서는 1만 5000원(어른 1인 기준, 유아 무료, 미취학 아동 1만 원)을 내면 맘껏 딸기를 따먹을 수가 있다. 집에 돌아갈 때는 주인의 정을 듬뿍 담아 300g의 딸기를 덤으로 준다.
2대째 딸기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딸기삼촌'의 서교선 대표는 "전국에서 주로 가족 단위 내방객이 찾고 있으며,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여행객들도 많이 들러 이제는 어엿한 '글로벌 딸기밭'이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딸기삼촌의 경우 논산역에서 택시로 1만 1000원(편도)이면 찾을 수 있다.
논산 딸기축제추진위원회 박종대 단장은 "논산딸기수확체험은 주로 가족단위 체험 객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기업체의 봄야유회 수요가 많고, 유치원, 초등학교의 소풍코스로도 애용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동남아 여행객은 물론 미국, 일본 등지에서도 찾고 있으며. 겨울철이면 스키타고 논산 딸기 먹는 여정이 상당히 일반화 되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딸기수확체험농가에 대한 자세한 현황은 논산딸기축제 홈페이지(http://www.nsfestival.co.kr) 체험농가 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곳만은 둘러보자
충남 논산은 우리나라 성리학의 양대 산맥인 기호학파의 중심이다. 조선의 예학을 주도했던 사계 김장생과 신독재 김집, 소론의 거두 명재 윤증이 논산 출신이다.
조선시대 경기와 충청 일대 성리학자들은 율곡 이이의 학맥을 이은 기호학파를 형성했고, 논산 연산에서 이이의 적통을 이은 김장생과 김집이 배출되고 이들로부터 송시열과 송준길 등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논산에는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유명 고택(1709년 건축· 305년 전통)이 있다. 조선 숙종 때 소론의 지도자였던 명재 윤증의 고택이다.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소재의 명재 고택은 백제시대 노성산성이 있는 노성산을 배산으로 노성향교와 나란히 배치된 명당이다.
가옥은 산 아래 높은 기단을 만들고 그 위에 팔작지붕의 사랑채와 행랑채를 정면으로 배치하였다. 집 앞에는 커다란 연못과 바깥마당 그리고 정갈한 우물이 자리하고 있다. 연지 가운데에는 둥근 동산을 꾸미고 커다란 배롱나무가 심어져 있다. 특히 사랑채와 행랑채의 미닫이 여닫이창은 보기 드문 구조로 건축학적으로도 귀한 사례가 된다.
현재 명재고택은 내국인은 물론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인 등 외국인 방문객도 즐겨 찾고 있다. 종택에서의 하룻밤은 물론, 종가음식, 선비체험, 천연염색체험 등 다양한 종택 스테이체험을 따라 할 수 있다. 종택 스테이는 하룻밤 15~20만 원 선(4인 기준)이다.
현재 명재고택은 명재선생의 12대손과 종부(97세)가 사위 박용배씨와 함께 지키고 있다. 한옥체험 문의(041-73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