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섹시가 좋은가요?
섹시는 여가수들의 대표적 콘셉트다. 요염한 몸짓에 야한 의상 그리고 끈적끈적한 목소리까지 더해져 여가수들의 섹시 무대는 매번 후끈 달아오른다.
섹시 전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섹시도 콘셉트가 세분화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됐다. 환상적인 몸매를 앞세운 여가수가 있다면 한쪽에서는 섹시한 안무로 남성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가터벨트나 핫 팬츠 등 섹시한 의상과 소품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가수들도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걸그룹 멤버들이 솔로 활동을 하면서 섹시를 전면에 내세워 또다른 섹시 전쟁을 펼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12일 네번째 미니앨범 '하와'를 발표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과 16일 타이틀곡 '나도 여자예요'를 공개한 걸스데이의 민아, 그리고 다음달 두번째 솔로 활동을 앞두고 있는 시크릿의 전효성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가인, 민아, 전효성이 추구하는 섹시의 컬러가 서로 완전히 다르다는 것. 그동안 섹시 솔로 여가수는 이효리, 아이비, 손담비로 이어진 계보에서 알 수 있듯이 카리스마 넘치는 섹시한 안무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이들의 활동은 새로운 콘셉트의 섹시 가수의 탄생을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장 먼저 자신만의 섹시 콘셉트를 확립한 가수는 가인. 발표하는 앨범마다 '19금'이 붙을 정도로 파격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는 가인은 '다크 섹시'의 대표주자다. 최근 발표한 더블 타이틀곡 '파라다이스 로스트'는 가인표 섹시의 절정을 보여준 작품이다.
뮤직비디오에는 웅장하면서도 무거운 분위기 가운데 예술과 파격이 더해진 안무를 소화하는 가인의 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뱀이 꿈틀거리는 장면과 이를 표현한 가인의 안무는 다른 가수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할 가인 만의 섹시미가 담겨있다. 이를 반영하듯 '파라다이스 로스트' 뮤직비디오는 나흘 만에 300만 뷰를 돌파하는 등 열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가인이 지난 2012년 10월 발표한 '피어나'는 발표 3년만에 조회수 1000만 뷰를 돌파하며 변함없는 영향력을 증명했다. '피어나' 뮤직비디오는 19세 이상 시청등급이지만, 가인의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탄탄한 스토리, 아름다운 영상이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발표곡 'Fxxk U'도 600만뷰를 넘어서며 발표할 때 마다 대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가인의 매력을 입증하고 있다.
걸스데이 멤버 중 최초로 솔로 앨범을 발표하게 된 민아는 가인과는 상반된 '청순 섹시'를 선택했다. 16일 공개된 '나도 여자예요' 뮤직비디오에서 민아는 유리관 안에서 관능적인 섹시미를 한껏 발휘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노래 역시 어반 알엔비 느낌의 곡으로 사랑받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가사와 민아 특유의 절제된 슬픈 보컬이 어우러져 곡에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소속사 측은 "'나도 여자예요'는 소녀 느낌보다는 숙녀가 된 민아의 모습을 담기 위해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며 "뮤직비디오 유리관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민아가 이번에는 자신의 섹시미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굳은 각오로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청순을 앞세우면서도 무대에서는 도발적인 의상과 안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남성팬들의 반응은 더욱 뜨겁다. 실제로 16일 서울 중구 명동 예술극장 사거리에서 솔로 데뷔 쇼케이스를 열었는데,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섹시한 무대의상을 입고 등장해 500여 시민의 뜨거운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시크릿의 리더인 전효성은 가요계 최고의 베이글녀로 뽑히는 몸매를 앞세운 '발랄한 섹시미'의 대표주자다. 지난해 5월 발표한 첫번째 솔로곡 '굿나잇 키스'는 탄탄한 바디라인을 부각시키는 안무와 화려한 무대 의상이 더해져 보는 재미는 물론 음원 차트에서도 꾸준한 선전을 펼친 바 있다.
그런 그녀가 다시 솔로 활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남성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소속사 측은 "현재 곡 작업 중이다. 발표 시기는 4월로 예상하고 있지만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전효성 다운 노래를 발표할 예정이다"며 "섹시는 전효성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것인만큼 의도하지 않아도 드러날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직접 가사를 쓰는 등 참여도가 더욱 높아 질 것"이라고 전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가인, 민아, 전효성 모두 각기 다른 섹시미로 승부수를 띄웠는데 이 역시 각자가 속한 걸그룹의 메인 콘셉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단순히 개인의 성적을 뛰어넘어 소속 걸그룹을 대표해 활동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어 걸그룹 멤버들의 '섹시 전쟁'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