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최악의 호주 ACL 원정, 수원이 웃는 이유

by

K리그팀들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호주 원정은 최악의 경기로 꼽힌다. ACL 경기를 치르기 위해 10~12시간의 장거리 이동을 감수해야 한다. 계절도 정반대다. 앞서 호주 원정에 다녀온 K리그 팀 관계자들은 "호주 원정 피로에서 회복하는데 3주 이상이 걸린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최악의 호주 원정, 이번에는 수원의 차례다. 수원이 18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각) 호주에서 열리는 ACL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브리즈번을 상대한다. 두 팀은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수원이 다득점에서 앞서 2위, 브리즈번이 3위다. 3차전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 초반 판도가 결정된다. 수원이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브리즈번 원정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최악의 원정길, 그러나 수원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기분 좋은 호재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수원은 14일 안방에서 열린 인천과의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서 인천에 2대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10초전에 터진 염기훈의 결승골 덕분에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 경기에서 지난해 클래식 득점왕인 산토스와 염기훈이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두 마리 토끼 사냥에도 성공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인천전에서 주전 4명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정대세 염기훈 등이 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주전들의 체력을 많이 아꼈다. 호주 원정에 대비한 시즌 첫 로테이션이다. 수원이 기분 좋은 흐름을 안고 호주 원정을 떠났다.

수원은 인천전을 마친 직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바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선수들의 피로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묘수였다. 14일에는 인천에서 브리즈번으로 향하는 직행 비행편이 있다. 반면 하루 휴식을 취할 경우 시드니를 경유해 브리즈번에 입성해야 한다. 시드니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아꼈고, 브리즈번에 편안히 입성했다.

브리즈번의 현지 사정도 수원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브리즈번은 ACL 조별리그 홈경기를 골드코스트의 한 럭비 경기장에서 치르고 있다. 이미 지난달 25일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를 골드코스트에서 치렀다. 브리즈번의 홈구장인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24일 콘서트가 열려 다음날, 경기 개최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에 따르면 조별리그 홈경기는 모두 같은 경기장에서 개최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라 브리즈번은 눈물을 머금고 브리즈번에서 100㎞ 떨어진 골드코스트 '원정'에 떠나게 됐다. 브리즈번 홈팬들도 뿔이 났다. 브리즈번 홈페이지에는 '골드코스트 원정'을 비난하는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홈 팬들 일부가 원정 응원을 포기한 가운데 익숙하지 않은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브리즈번이 홈이점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 수원의 현지 적응 시간도 충분하다. 당초 브리즈번전은 17일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브리즈번이 A리그(호주리그) 일정으로 경기를 18일로 연기하면서 하루 더 현지 적응 훈련을 하게 됐다. 여러모로 호재가 넘치는 수원의 호주 원정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