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 오늘 이겨줘서 고맙다고 한 마디하고 나왔습니다."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은 '싱글벙글'이었다. 다소 출혈이 있었지만,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2경기만에 끝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2패로 무릎을 꿇은 신한은행에 설욕전을 펼쳤고, 정규리그 때 대등한 경기력을 보인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KB스타즈는 17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5대62로 승리하며 3년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팀 창단 후 네 번째 챔프전. 오는 22일 시작되는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우리은행을 상대로 첫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 신한은행의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던 쉐키나 스트릭렌은 3점슛 3개 포함 29득점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강아정과 홍아란은 14점, 13점씩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서 감독은 "드디어 쉐키나가 터졌다"며 활짝 웃었다. 침묵하던 스트릭렌 탓에 고민이 컸는데 이날 그의 활약이 챔프전 진출을 이끈 셈이 됐다.
서 감독은 "쉐키나가 터지고 이겨서 기분이 더 좋은 하루였다. 내가 오늘 너무 끝내고 싶어서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지 못하고 풀타임을 뛰게 해서 굉장히 미안하고, 고맙고 그렇다.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마지막에 선수들에게 오늘 이겨줘서 고맙다고 한 마디 하고 나왔다"고 밝혔다.
3쿼터 들어 리드를 뺏기고, 9점차까지 밀렸던 상황. 서 감독은 "상대가 하은주가 매치업이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존 디펜스를 쓰는 상황이었다. 외국인 선수 기용이 고민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수비에서는 상대 높이에 밀리고, 공격에서는 외곽슛이 안 들어가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력적으로 힘들고, 분위기가 넘어가 무너질 수도 있었는데 그 순간을 이겨냈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선수들이 고맙다"며 "사실 선수들이 지쳐서 발이 안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 외곽슛을 몇 개 허용했는데 그 상황에서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걸 이겨낸 투지나 집중력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서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상대 우리은행에 대해 "최근 열흘간은 신한은행만 생각했다. 당장 내일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우리은행은 또 다른 팀이다. 우리가 매치업에서 그렇게 뒤지지 않는다. 상대도 강한 수비를 갖고 있어 공격에서 고민을 해야 하지만, 수비 쪽에서는 맨투맨으로도 승부를 걸 수 있는 매치업이기에 존과 맨투맨 디펜스에 선택의 폭이 있다. 하루 휴식을 취하고 사흘 정도 여유가 있는데 상대를 집중분석해서 대비하겠다"고 답했다.
우리은행을 향한 자신감도 있었다. 서 감독은 "상대 약점을 최대한 파고 들고, 우리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걸 연구해야 할 것 같다. 분명히 우리은행은 강팀이지만, 우리 팀은 정규리그 후반부에 우리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팀워크도 단단해졌고,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극에 달해 있다. 상대도 강하지만, 우리도 강하다는 걸 느꼈다. 그런 자신감을 갖고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