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16일 현재 2015시즌 시범경기에서 5승2패로 선두를 달렸다. 11홈런으로 팀 홈런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은 3.25로 5위이고, 팀 타율은 2할6푼3리로 4위다. 투타가 조화로운 모습이다.
이런 LG 야구가 28일 개막하는 정규시즌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까. 시범경기 기록을 100%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LG도 상대팀도 경기 결과 보다 테스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서로 베스트 전력으로 이기려고 달려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LG 야구를 '촌놈 마라톤' 정도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LG는 정규시즌에서 지금 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기력이 최상이라고 볼 수 없다.
LG는 현재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과 토종 선발 류제국이 팀 전력에 가세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나한은 종아리 근육통으로 1군 선수들의 훈련 일정을 따라오지 못했고, 현재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류제국도 지난 시즌 종료 후 바로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 훈련 중이다. 한나한은 4월초, 류제국은 5월초 1군 합류를 목표로 잡고 있다.
메이저리그 3루수 출신인 한나한이 가세할 경우 LG 내야 수비는 더 견고해줄 수 있다. 또 타선의 짜임새도 더 탄탄해질 것이다. 류제국이 합류할 경우 선발 로테이션의 무게감은 더 올라간다.
LG는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매우 까다로운 팀이라는 걸 입증해보였다. 중간 불펜이 더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기존 필승조에 새로운 투수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이름이 낯선 김지용 최동환 전인환이 겁없이 던져주었다. 기존의 이동현 정찬헌 유원상 신재웅 윤지웅 등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마무리 봉중근도 새로운 구종(스플리터, 슬라이더)을 연마하면서 변신했다.
11홈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정규시즌에서 LG가 지금 처럼 팀 홈런 선두를 달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LG는 홈런을 치기 가장 어려운 잠실구장에서 시즌 경기의 절반을 사용하기 때문에 두산 베어스와 함께 불리한 상황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11홈런이 LG 타선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건 분명하다. 리드오프로 낙점된 오지환은 2홈런을 쳤는데 겨우내 바꾼 새로운 타격폼에 잘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 팀 선배 박용택과 흡사한 타격폼으로 스윙 궤도가 좋아지면서 양질의 타구를 많이 만들고 있다. 2홈런을 친 4번 타자 이병규(등번호 7번)도 체중을 불리면서 정교함에 파워를 더해 비거리를 늘렸다. 역시 2홈런을 친 최승준은 선구안이 좋아지면서 타격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최승준은 원래 힘은 좋았다.
양상문 LG 감독은 류제국이 합류할 수 있는 시점인 5월초까지 팀이 버텨주어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4월까지 승률 5할 이상을 유지해야 류제국 합류 이후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LG는 정규시즌 개막 이후 시범경기에서와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나갈 필요가 있다. 초반에 부진하면 중반부터 치고 올라가는데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