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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권 주춤·4위권 상승세…혼돈의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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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종반에 접어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순위싸움이 혼돈으로 접어들고 있다.

한때 리그 선두를 넘보던 맨체스터시티의 하락세가 가장 뚜렷하다. 맨시티는 3월 1일(이하 한국 시각) 리버풀 전에서 1-2로 패한 데 이어 15일에는 강등권 팀인 번리에게 0-1로 패했다. 레스터시티 전에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3월 들어 1승 2패다. 한때 선두 첼시를 위협하던 맨시티는 29라운드를 마친 현재 17승7무5패(승점 58점)를 기록, 3위 아스널(57점)과 4위 맨유(56점)에게 턱밑까지 따라잡혔다.

맨시티로선 오는 19일 바르셀로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차전도 걱정이지만, EPL 순위싸움도 난감하기 그지없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의 경질론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내 계약은 2016년 여름까지"라고 단언했지만, 챔피언스리그와 EPL에서 모두 부진을 보일 경우 해임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선두 첼시는 1경기를 덜 치르고도 2위 맨시티에 승정 6점 앞선 리그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추격권'에 들어왔다고는 하나, 남은 9경기 동안 따라잡기 쉽지 않은 점수차다. 하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다. 첼시는 15일 사우샘프턴 전에서 1-1로 무승부를 이뤘다. 첼시 선수들은 사우샘프턴의 효과적인 움직임에 난감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에당 아자르-세스크 파브레가스 등 일부에 치우친 무리뉴 감독의 선수 운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전문가'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파죽지세의 상승세다. 비록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AS 모나코에 불의의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최근 리그와 FA컵에서는 5연승을 달리고 있다. 특히 FA컵에서는 맨유를 꺾고 4강 진출을 확정지었고, 에버턴-웨스트햄 등 복병급 팀들을 모두 무난히 꺾으며 2위 맨시티를 압박하고 있다.

벵거 감독은 웨스트햄 전 승리 후 "현재의 아스널은 시즌 초와는 다른 팀이다. 효율적인 경기를 펼치는 방법을 알고 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인생과 달리 축구에서는 큰 실수를 저질러도, 최선을 다해 돌려놓을 수 있다"라며 챔스 모나코 전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맨유도 최근 EPL 3연승을 올리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맨유는 FA컵 8강에서 아스널에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선덜랜드-뉴캐슬에 이어 토트넘까지 연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판 할 감독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런 정신력으로 임한다면 못 이길 팀이 없다"라고 격려하고 나섰다. 리버풀-사우샘프턴-토트넘과의 점수차는 어느덧 5점 차이다.

EPL 5연승을 질주중인 리버풀의 상승세도 상위 팀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 사우샘프턴과 토트넘이 잇따라 상위권 팀간의 대결에서 패해 추락한 사이 5위까지 꿰찼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의 독려가 팀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첼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사우샘프턴 경기가 끝난 직후 인터뷰에서 "우승 경쟁이 치열해졌다. 더 많은 팀들이 우승을 노리게 됐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맨시티가 아닌 아스널과 맨유, 리버풀을 겨냥한 말이다. 첼시로서도 결코 방심할 수 없는 '한 방'이 있는 팀들이기 때문이다.

혼돈의 EPL, 최종 우승은 누구의 손에 돌아가게 될까. 아스널과 맨유, 리버풀이 우선 '2위권 수문장' 맨시티를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