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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번 단 박주영의 배수진 "잘못하면 모든 것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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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박주영(30·서울)이 첫 선을 보였다.

그는 7년 만에 FC서울에 복귀했다. 2005년 FC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박주영은 2008년 8월 프랑스 리그의 AS모나코로 이적했다. 돌고, 돌아 친정팀의 품에 다시 안겼다.

박주영의 입단식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장기주 FC서울 대표와 최용수 감독이 함께했다. 박주영은 장 대표로부터 등번호 '91'이 박힌 유니폼을 받았다. 서울에 뛸 당시 그는 10번을 달고 뛰었다. 현재 서울의 10번은 에벨톤이다.

박주영은 "K리그에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준 감독님과 구단에 감사하다. 개인적으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감독님의 조언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어떤 말보다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서울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서울을 통해 유럽에 진출했다. 항상 은퇴는 친정팀에서 한다는 마음이었다"며 "서울에서 뛰면 서포터스인 수호신과 함께한 것은 큰 추억으로 남아 있다. 팬들은 큰 함성과 응원으로 추억을 선사했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 가야할 시간이다. 뛸 날이 많이 남아 있다. 팬들이 추억에 남을 수 있도록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번 91번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감독님께 남는 번호를 여쭈어보고 그래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최 감독이 특유의 넋두리로 부연 설명했다. 그는 "주영이가 10번을 달고 싶은 생각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2006년 일본에서 복귀했을 때 한웅수 단장(현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몇 번을 원하냐'고 묻길래 '10번 아닙니까'라고 했다. 10번을 달고 우승했고, MVP도 수상했다. 하지만 당시 우리 팀 10번이 박주영이었다. 나는 신문을 통해 봤을 뿐 잘 몰랐다. 그래도 '내가 달겠다'고 했더니 '팀을 나가라'고 하더라. 충격이었다"며 웃은 후 "우리 팀에 10번이 있으니 주영이는 겸손한 자세로 9+1의 의미로 91번을 달게 됐다"고 했다.

그럼 박주영의 몸상태는 어떨까. "지난해 12월까지 전반기는 모든 경기를 다 뛰었다. 팀에서 감독이 바뀌고 그런 문제로 이후 경기에 못 나갔다. 하지만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 감독님 밑에서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A대표팀 복귀에 대해서는 "지금은 대표팀 부분에 대해서 말하는 것 시기상조다. 합류하고 못하는 것은 내 권한이 아니다. 서울에서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것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박주영의 복귀는 K리그 흥행에도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2005년 첫 해에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 박주영은 "제가 왔다고 흥행이나 될까요"라고 웃으며 반문한 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쨌든 K리그에서 많은 관중이 오려면 재미있어야 한다.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뛰도로 하겠다"고 했다.

박주영과 서울의 계약기간은 3년이다. 미래를 묻자 "지금은 서울에 왔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앞으로의 일은 나도 잘 모르겠다. 3년이 지난 후에 선수 그만둘 수도 있다. 요즘 같아서는 오래할 수도 있지만 상황과 여건을 봐야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여기서 열심히하는 것이다. 잘하지 않으면 앞으로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박주영은 뛰어난 재능으로 국민에게 기쁨과 희열을 줬다. 갖고 있는 능력을 경기장에서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역시 박주영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라운드 안에 정답이 있다.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분명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