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마케팅은 역시 스타마케팅이다.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스타만큼 좋은 마케팅 도구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박주영(서울)의 K리그 복귀는 서울을 넘어서 K리그 전체 흥행의 호재다.
박주영의 서울 복귀가 발표된 10일, 인터넷 세상은 떠들썩 했다. 박주영은 한국축구 최고의 이슈메이커다. 박주영이 해외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을때도, 팀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을때도 그와 관련된 모든 소식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주영은 환호와 야유를 한번에 몰고 다니는 '스타'다. 그 자체만으로도 흥행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 뛰던 스타의 K리그 복귀에 따른 흥행의 긍정적 효과는 차두리(서울)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서울과 K리그는 박주영이라는 확실한 흥행카드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해졌다.
박주영의 복귀로 팬들의 구미를 자극시킬만한 다양한 빅매치 구도도 완성됐다. 박주영-이동국(전북)-김신욱(울산) '스트라이커 트라이앵글 체제'가 만들어졌다. 축구는 역시 골로 말한다. 스트라이커들에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수 밖에 없다. 그간 K리그 스트라이커는 이동국 김신욱 천하였다. 이동국은 지난 시즌에도 13골을 넣으며 2009년부터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넣어 35세의 나이에도 건재를 과시했다. 김신욱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 9골에 그쳤지만 2013년 19골을 넣으며 정상급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스타 공격수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젊은 선수들은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최전방은 한국축구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자리했다. 데얀(베이징 궈안) 등이 떠나며 이들을 넘을 만한 외국인선수들도 보이질 않았다. 박주영의 가세로 이동국 김신욱 양자 구도를 삼자 구도로 바꿀 수 있게 됐다. 박주영이 최근 보인 경기력이 기대 이하라 할지라도 이전 보여준 임팩트를 고려해본다면 분명 재미 있는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기술이 다소 부족한 이동국 김신욱과 달리 박주영은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단독플레이로 골을 만들 수 있는 '판타지스타'라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김신욱과 박주영의 대결은 5월 31일에 펼쳐진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과 울산의 클래식 13라운드다. 박주영과 김신욱은 아직 맞대결 전적이 없다. 이동국과 박주영의 '골잡이' 대결은 6월 6일로 예정돼 있다. 서울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 15라운드를 갖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7대 더비에 선정된 '슈퍼매치(서울-수원의 라이벌전)'는 4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박주영이 4월 초에 K리그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면, 2008년 4월 13일 이후 약 7년만의 슈퍼매치 출전도 기대된다.
박주영 대 이동국, 박주영 대 김신욱은 분명 K리그에 구름관중을 몰고 올 수 있는 흥행카드다. 박주영의 복귀는 그래서 더 반갑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