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라고 했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더라."
강타구에 머리를 맞은 kt 위즈 외국인 타자 마르테가 천만다행으로 큰 이상 없이 경기를 치른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답지 않은 적극적인 마인드로 kt 조범현 감독을 웃음짓게 했다.
강한 타격과 견고한 수비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마르테. 하지만 한국에 와 제대로 액땜을 했다.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두 번째 시범경기에서 상대 박헌도가 친 강한 땅볼타구에 머리를 강타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 박헌도가 친 타구가 3루베이스 옆 흙 부분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강하게 튀어올랐고, 마르테의 머리 정면 부분을 강타했다. 마르테는 곧바로 교체됐고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천만다행이었다. 타구가 정말 빨랐지만 정통으로 마르테의 머리를 가격하지 않았다. 솟아오르는 타구라 약간은 빗겨 맞으며 충격이 최소화됐다. 만약 직선타구가 그 부분을 때렸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아찔한 장면이 연출될 뻔 했다.
아무리 빗맞았어도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을 터. 그래서 조 감독은 10, 11일 창원 원정길에는 마르테에게 휴식을 주고 이어지는 12, 1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복귀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마르테가 '괜찮다. 뛸 수 있다'라고 하며 펄쩍 뛰더란다. 조 감독은 "보통 외국인 선수는 쉬라고 하면 좋아할텐데, 마르테는 오히려 훈련하고 경기하겠다고 난리더라"라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입단 후 캠프를 치르며 마르테는 실력과 함께 인성으로 주목받았다. 야구 관계자들이 항상 하는 말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선수들은 실력은 좋지만 인성, 멘탈 부분에서 약점이 많다"였다. 다혈질이 많고, 성격도 제 멋대로인 경우가 많아 관리가 힘들었다는 뜻. 하지만 마르테가 도미니카 공화국에 대한 편견을 다 깨주고 있다. 국내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잘 어울리는 순둥이. kt의 엄청난 훈련량에도 큰 불평 없이 "새로운 야구를 배우고 있다"라며 긍정의 마인드로 훈련에 임했다.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 여기에 인터뷰 매너까지 좋아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벌써 인기 최고다.
마르테는 시범경기 첫 2연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다. 하지만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 생소한 무대에 적응만 마친다면 훨씬 무서워질 수 있는 타자이니 한 번 지켜보자. 한국야구 적응에 실력보다 중요하다는 인성과 생활에서는 합격점을 받은 마르테이기 때문이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