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윤석민(29)이 1년 만에 복귀하면서 KIA 타이거즈 마운드가 한뼘 높아졌다는 평가다. 선발 후보로 테스트를 받아온 임기준(24)이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투수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이 9개팀 중 8위에 그쳤던 KIA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몇몇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해 걱정이 컸는데, 이제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1군에 힘을 보태 줄 예비 전력이 또 있다. 대만 2군 캠프에서 한달 간 몸을 만든 김진우(32)다. '야구명가' 재건을 위해 김진우는 꼭 필요한 자원이다.
김진우는 시즌 개막전 1군 엔트리 진입이 힘든 상황이다. 대만 전지훈련 기간 중에 오른쪽 종아리 근육통이 재발했다. 전지훈련 종료를 앞두고 통증이 나타나 정상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현재 러닝은 못 하고 캐치볼을 하고 있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1~2주 정도 후에 정상적인 피칭이 가능한 상태다.
그렇다고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닌 듯 하다. 김진우에게 오른쪽 종아리 근육통은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늘 따라다녔던 고질이다.
정회열 KIA 2군 감독은 "근육이 올라오기 전까지 전지훈련 기간에 스케줄대로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의욕이 넘쳐 열심히 하다보니 근육이 올라온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가장 알차게 훈련을 소화했다. 어깨, 팔꿈치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당초 일정보다 1군 합류가 조금 늦어지는 수준이다"고 했다.
근육통에도 불구하고 김진우는 100m 롱토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현 상황을 기준으로 보면, 컨디션을 정상적으로 가져갈 경우 4월 초 1군 등판이 가능하다. 정 감독은 "근육통으로 인해 열흘 쯤 늦어질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스프링 캠프 기간에 KIA 투수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가 양현종과 김진우였다. 김진우는 1군 전지훈련 출발에 앞서 지난 1월 진행된 체력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김 감독이 전지훈련에 앞서 자율적으로 훈련이 가능한 몸을 만들라고 주문했는데,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1군 캠프 참가자 명단에서 제외된 김진우는 2월 초부터 한 달 간 대만에서 2군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준비했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김진우를 1군 캠프에 부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김진우에게 김 감독의 이런 결정은 큰 자극이 됐을 것이다. 그는 이번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한편, 지난 시즌 16승을 거둔 양현종은 9일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이르면 이번 주중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에 불펜피칭을 하지 않고 웜업, 웨이트 트레이닝, 러닝 등에 집중했다.
경미한 어깨 통증이 남아 있었고, 지난해 많은 투구 이닝을 감안한 일정이었다. 김 감독과 이대진 투수 코치는 모든 훈련, 피칭 일정을 양현종에게 일임했다고 한다. 양현종은 "시즌 전체를 보고 오랫동안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들겠다"고 했다.
선수단 본진보다 빠른 2월 말 귀국한 양현종은 지난 3일 함평 2군 훈련장에서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