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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개막전 만원관중,그라운드가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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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개막전, 전국 6개 구장에 구름 관중이 몰렸다. 개막 라운드에 총 8만3871명이 입장하며, 평균 1만3979명을 기록했다. 실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개막전 최다 평균 관중 기록이다.

7일 전북-성남전(2대0 승)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관중 2만3810명이 찾았다. 지난달 24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가시와전 때의 1만3422명보다 1만 명 이상 많았다. 인천-광주전(2대2 무)이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엔 8012명의 관중이 집계됐다. 전년도 평균관중수(4569명)의 두 배 가까운 숫자다. 지난해 3월 15일 인천-전북의 개막전(1만1238명) 이후 최다 관중을 찍었다. 경기 내용도 짜릿했다. 이날 인천에선 '3분 극장'이 연출됐다. 8000여 명의 팬들은 이날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종민의 버저비터 동점골에 뜨겁게 열광했다. 부산-대전전이 열린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엔 9082명의 관중이 몰렸다. 부산은 16개의 슈팅을 날리는 파상공세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2009년 이후 7년만의 시즌 첫승(1대0 승)으로 성원에 보답했다.

8일에도 구장마다 관중몰이가 이어졌다. 수원-포항전(0대1 패) '빅버드'엔 1만7573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빅매치' 울산-서울전이 열린 울산월드컵경기장에는 1만2786명이 몰렸다. 백미는 '축구도시' 광양전용구장의 화끈한 부활이었다.

'전남 레전드' '캐논슈터' 노상래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었다. 무려 1만2608명의 관중이 몰렸다. 지난해 개막전 1만22명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광양의 총인구는 15만 명 남짓이다. 전체 인구의 15분의 1이, 일요일 오후 2시 축구장에 모여들었다. 스테보가 볼을 잡을 때마다 "스테보!"를 연호하며 열렬히 환호했다. '파도타기'응원으로 기분을 한껏 냈다. 전반 33분 배기종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제주 공격수 김 현의 슈팅을 '45세 백전노장'이 두손으로 막아냈다. '절친' 노상래 감독의 데뷔전, '동갑내기 수호신' 김병지의 슈퍼세이브에 만원관중은 한목소리로 "김병지!"를 외쳤다.

후반 6분 제주 수비수 정다훤의 선제골에도 팬들은 낙담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파도타기' 응원은 계속 이어졌다. 후반 교체 투입된 오르샤의 측면 쇄도엔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후반 11분 오르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자 아쉬움의 탄성을 내질렀다. 후반 34분 스테보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엔드라인까지 달려가 크로스를 살려낸 안용우의 '투혼 어시스트'와 스테보의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은 감동이었다. 스테보가 팬들을 향해 양팔을 번쩍 들고 질주했다. 그라운드는 순식간에 '용광로'로 변했다.

90분 내내 양팀은 쉴새없이 공격하고, 쉴새없이 수비했다. 전남이 14개, 제주가 10개의 슈팅을 쏘아올렸고,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90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양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팀과 팬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낸, 혼신의 경기였다. '동점골의 주인공' 스테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No Boring)"고 자평했다. "팬들이 오늘 경기를 우리와 함께 즐기고 가셨다면 행복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노상래 감독의 데뷔전 기자회견 일성 역시 '홈팬들에 대한 감사'였다. "오늘 이렇게 많이 찾아오셔서 전남을 성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 승리의 기쁨으로 보답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1995년 전남 창단멤버로 입성해 8년간 8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시절, 광양구장은 늘 만원이었다. "저희 때 축구 열기는 그랬다. 팬들이 정말 많이 성원해주셨다. 우리가 어떻게 보여드려야 팬들이 더 찾아올지 늘 고민한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운동장에서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지역민들께 '포기하지 않는 축구'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