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개막전에 강한 수원을 물리치고 2015년 K리그 클래식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포항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클래식 1라운드에서 수원에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클래식 최종전에서 수원에 패하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획득에 실패했던 포항은 복수에 성공했다. 수원전 3연패의 사슬도 끊어냈다.
황선홍 포항 감독과 서정원 수원 감독이 내세운 베스트 11은 새로웠다. 세 시즌만에 외국인 공격수를 맞이한 황 감독은 라자르와 모리츠를 최전방 투톱 공격수로 기용했다. 2선 공격진도 싹 바꿨다. 선발 출전이 유력했던 김승대와 고무열 대신 이광혁과 심동운을 좌우 날개로 출격시켰다. 손준호와 황지수가 중앙 미드필더로, 김대호 배슬기 김원일 박선용이 포백 수비로 선발 출전했다.
수원은 앞서 치른 두 번의 ACL 경기와 비교해 두 자리를 바꿨다. 측면 공격수 서정진 대신 레오를 투입했고, 중앙 수비수 양상민을 빼고 민상기를 투입했다. 체력을 안배한 로테이션 전랴깅었다.
창단 20주년 기념식을 치른 수원은 경기 초반부터 흐름을 주도했다. 짧은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했다. 그러나 산토스의 잇따른 볼 컨트롤 및 패스 미스로 찬스를 살려내지 못했다. 그렇다보니 중앙 대신 레오의 측면 돌파로 공격을 이어갔다. 포항은 외국인 공격수 투톱이 아직 K리그 적응을 못마친 듯 최전방에서 둔탁한 경기를 선보였다.
0-0으로 팽팽하게 진행되던 전반 종료 직전, 수원은 치명적인 변수를 맞았다. 오범석의 경고 누적 퇴장이었다. 프리킥을 허용, 수비벽을 쌓던 중 포항의 배슬기에 두 차례 파울을 범해 경고가 누적됐다.
수원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산토스 대신 신세계를 투입해 오범석의 수비 공백을 메웠다. 포항의 반격도 동시에 시작됐다. 황 감독은 후반 10분 라자르와 이광혁을 빼고 김승대와 고무열을 투입했다. 공격의 무게감을 살려, 수원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었다.
효과가 있었다. 후반 27분 손준호가 넓어진 중원의 공간을 파고들어 중거리 슈팅으로 수원의 골문을 열었다. 측면 공격이 활발해지자 수원의 중원 압박이 약해졌고, 그 틈을 손준호가 노렸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은 수원의 골문 구석을 찔렀다.
수원도 이상호를 투입해 반격에 나섰다. 측면 공격수 레오가 활발히 뛰었지만 아직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카이오의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카이오는 후반 추가시간에 결정적인 찬스를 날렸다. 홍 철이 왼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줬지만 골키퍼가 빈 골문에 골을 꽂아 넣지 못했다. 반면 포항은 리드를 잡자 공격수 모리츠를 빼고 김준수를 투입, 수비를 강화했다. 그리고 리드를 지켜내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원전 3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수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