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첫 판을 잡았다.
LG는 8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6강(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오리온스를
데이본 제퍼슨(24득점, 17리바운드)과 김시래(21득점, 5어시스트)가 맹활약했다. 제퍼슨이 예상된 활약이었다면 김시래는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경기력이었다.
●1쿼터=오리온스 3점슛의 이유
경기 전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인내심을 주문했다. LG 외곽 수비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한 기본조건. 올 시즌 6차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오리온스의 3점슛 성공률은 50.5%. 경기당 평균 17.5개를 시도, 비중도 높았다.
이유가 있었다. LG 외곽 수비는 약점이 있다. 문태종의 외곽수비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게다가 전체적인 외곽 로테이션에 끈기가 부족하다. 때문에 2~3차례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에 오픈 찬스를 쉽게 내준다.
1쿼터 이승현과 허일영이 이런 약점을 꿰뚫었다. 연속 3점포. 이승현의 속공이 터지면서 10-2 리드. 하지만 이현민이 드리블 중 김시래의 밀착마크에 오펜스 파울,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끊어졌다. 전날 연습에서 LG 김 진 감독은 김시래에게 상대 스크린을 파이트 스루(스크린 수비는 뒤로 돌아가는 슬라이드, 앞을 선점해 돌아가는 적극적인 파이트 스루가 있다.)로 뚫는 수비를 주문했었다. 결국 LG는 김종규, 김시래, 데이본 제퍼슨의 연속 득점으로 11-12, 추격.
그러나 오리온스는 기어를 갈아끼웠다. 트로이 길렌워터를 투입, 골밑을 공략했다. 이 부분은 유효했다. 길렌워터의 4득점과 김동욱의 3점포가 터졌다. 하지만 LG는 김종규의 공격리바운드에 의한 골밑슛으로 끝내 동점을 만들었다.
●2쿼터=김시래의 슈퍼 플레이
확실히 정규리그와 달랐다. 육탄전을 방불케했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자연스럽게 1쿼터에 보였던 LG 외곽 수비 약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김시래의 존재감은 1년 전과는 달랐다. LG의 속공을 주도했다. 제퍼슨에게 패스를 받은 뒤 골밑슛, 다시 돌파 후 김종규에게 완벽한 오픈찬스를 내줬다. 적극적인 공격가담과 함께 팀동료의 빈 곳을 동시에 고려하는 리딩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반면 오리온스는 LG의 외곽 로테이션이 원활해지자, 골밑 1대1의 단순한 공격을 반복했다. 하지만 제퍼슨은 큰 무대에서 엄청난 집중력으로 골밑을 육탄방어했다. 믿을만한 야전사령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자연스럽게 스코어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리온스는 길렌워터를 투입했지만, 오히려 리바운드 범위가 좁아 연달아 제퍼슨에게 공격 리바운드를 뺏기며 쉽게 골밑 득점을 허용했다. 2쿼터 3분4초를 남기고 38-29, 9점차로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길렌워터는 제퍼슨과 1대1 대결에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기습적인 3점포와 함께 전반 종료 11초 전 제퍼슨을 앞에 두고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38-34, LG의 4점 차 리드. 오리온스가 기선을 잡았지만, 오리온스는 추격의 끈을 다시 찾은 2쿼터.
●3쿼터=김동욱의 부활
2쿼터 오리온스 좋은 흐름이 3쿼터 초반 이어졌다. 39-43으로 뒤진 2분43초, 인상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허일영과 이승현, 그리고 라이온스로 이어지는 멋진 패싱게임이 나왔다. 오리온스의 최대 강점인 풍부한 포워드진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 이승현이 길렌워터에 골밑 패스를 찔러주면서, 문태종은 파울트러블(반칙 4개)에 걸렸다. 사실 문태종의 파울은 애매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준 선수는 오리온스 김동욱이었다.
과감한 돌파와 간결한 패스로 팀 공격의 활로를 뚫는 모습이 인상적. 그가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면, 이번 시리즈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48-46, 2점차로 쫓긴 LG. 그러나 경기 전 LG 김 진 감독은 "이지운이 우리 팀에서 3점슛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라고 했다. 문태종의 백업으로 들어간 이지운은 깨끗한 3점포와 속공 레이업슛으로 오리온스 상승세를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오리온스가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이현민과 길렌워터가 잇따라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다시 점수 차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3쿼터 32초를 남기고 김시래의 명백한 트레블링을 심판진이 보지 못하기도 했다. 결국 60-52, 8점 차 LG의 리드.
●4쿼터=김영환, 베테랑의 품격
초반이 중요했다. LG는 보이지 않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었다. 김종규와 데이본 제퍼슨이 30분을 모두 뛰었다. 휴식시간이 없었다. 반면 오리온스는 이승현을 제외하곤 여유가 있었다.
결국 오리온스가 4쿼터 초반 추격 여부에 따라 막판 승부처가 달라질 수 있었다. 3쿼터까지 LG는 3점슛 성공률이 10%(10개 시도 1개 성공)였다. 하지만 김영환이 잇따라 2방의 3점포를 터뜨렸다. 게다가 상대 매치 허일영의 느린 스피드를 이용, 골밑돌파까지 성공했다. 6분28초를 남기고 71-58, 13점 차까지 벌렸다. 여기에서 김시래의 깨끗한 3점포가 터졌다. 사실상 승부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LG는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았다. 1차전 승리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확률은 94.4%다. 하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히 있다. 제퍼슨과 김종규는 40분을 모두 뛰었다. 반면 오리온스는 김동욱이 부활하면서 체력전에서는 우위에 있다. 여전히 두 팀의 6강 플레이오프는 변수가 많다. 창원=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