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표 특별과외는 과연 얼마나 효과적이었을까.
지난 1월15일부터 3월3일까지 한화 이글스는 48일간 일본 고치,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김성근 감독(73)의 전매특허인 '지옥훈련'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48일로 끝난 게 아니었다. 김 감독은 오키나와 2차 캠프 막바지에 전격적으로 '캠프 연장'을 결정했다. 단, 전체 선수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부 투수들만 3일 더 캠프에 남아 훈련하도록 했다. 물론 이 '추가 훈련'은 김 감독이 직접 이끌었다.
이 특별 추가훈련에 포함된 투수는 총 8명. 베테랑 박정진과 FA로 영입한 권 혁을 필두로 양 훈, 윤규진, 김기현, 김민우, 조영우, 최영환등 8명이다. 김 감독과 박상열 투수코치가 일대일로 붙어 세밀하게 투구폼과 투구 밸런스를 재조정했다. 훈련은 귀국 당일인 6일 오전까지 이어졌다. 김 감독은 이 추가 훈련에 대해 "투구폼을 좀 더 가다듬어야 하기도 했고, 일부 투수들은 모자란 투구수를 채워야 했다"고 설명하면서 "꽤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 8명의 '추가 훈련조' 투수들은 과연 얼마나 성장했을까. 얼핏 생각하면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추가 훈련이라고 해봤자 고작 3~4일 더 훈련을 했을 뿐이다. 그 정도 시간이 선수들의 기량을 얼마나 바꿔놓을 수 있을까. 선수들의 기량은 하루 아침에 늘어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김 감독의 훈련법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한번 선수 앞에 서면 될때까지 끈질기게 붙드는 스타일이다. 식사 시간을 거르는 건 다반사다. 게다가 이번 추가 훈련에는 오롯이 투수들만 남았다. 이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훈련 집중도가 형성될 수 밖에 없다. 이 정도 시간과 집중도라면 모자란 투구수를 충분히 채우고, 거기에 투구폼 교정까지 완료할 수도 있다.
'사별삼일이면 괄목상대'라는 말이 있다. 전력을 다해 매달렸다면 짧은 시간에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실력을 지니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 감독이 훈련을 연장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걸 집중력있게 활용하면 충분히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 그 추가 훈련의 성과가 어땠는 지는 결국 실전을 통해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추가 훈련조' 투수들의 시범경기 활약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