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챔피언결정전. 마지막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어떤 식으로 기쁨을 표현할까.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열린 6일 잠실학생체육관. 6개 구단 사령탑들과 선수들은 각자의 '우승 공약'을 밝혔다. 갑작스런 질문에 감독과 선수들은 당황했다. 그래도 그 속에서 고군분투해 재치 있는 답변들이 나왔다.
가장 먼저 점잖은 이미지의 동부 김영만 감독은 "우승하면 너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코트에서 춤을 추겠다"고 말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갑작스러워 생각이 잘 안 난다"며 한참을 머뭇거리다 "선수들 모두 뽀뽀 한 번씩 해주겠다"며 웃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자신의 강훈련을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비시즌 때 선수들이 날 안 좋아할 것으로 안다. 난 말로만 훈련했지 직접 뛰지는 않았다. 만약 우승한다면, 고생한 선수들을 업고 코트를 한 바퀴씩 돌겠다"고 밝혔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모기업에서 나오는 '초코파이' 큰 상자를 돌리겠다고 했다. LG 김 진 감독과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공약을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해 아쉬움을 남겼다.
선수들은 어땠을까. 오리온스의 신인 이승현은 "내가 축구에 정성룡 선수와 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데 우승하면 정성룡 선수의 세리머니를 따라하겠다"고 했다. LG 김시래는 지난해 이행하지 못한 공약을 다시 꺼냈다. 그는 "작년에 못한, (김)종규를 업고 코트를 돌겠다"고 말했다.
SK 김선형도 이색 공약을 꺼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덩크슛을 하겠다는 것. 김선형은 "트로피가 부서지지 않는 선에서 트로피에 달린 저 공으로 덩크를 하겠다"고 했다.
모비스 양동근과 동부 김주성은 팬들을 위한 공약을 밝혔다. 양동근은 "그날 신고 뛴 신발을 드리겠다"고 했고, 김주성은 "관중석으로 뛰어 들어가 팬들과 환호를 같이 하고 싶다"고 했다.
잠실학생=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