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중 비매너 논란에 오르내렸던 디에고 코스타(첼시)가 관중 야유에 경기력으로 답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첼시는 2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의 웸블리에서 열린 2014-15시즌 캐피털원컵(리그컵) 결승전에서 토트넘에 2-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이 자랑하는 '신성 듀오'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해리 케인은 첼시의 촘촘한 수비진을 뚫지 못했고, 첼시의 막강 라인업은 이름값을 해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토트넘은 열성 팬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전반전 경기 도중 일부 서포터들이 코스타에게 동전을 던지며 야유를 보냈기 때문. 영국축구협회(FA)는 이번 사태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다.
최근 지나친 신경전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던 코스타는 이날도 토트넘 수비수들과 심한 신경전을 벌였다. 전반 5분 에릭 다이어의 태클에 과격하게 고성을 주고받은 코스타는 전반 28분에도 나빌 벤탈렙과 실랑이를 벌였다. 또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얼굴을 감싸쥐는 등 지속적으로 토트넘 선수들의 신경을 긁었다.
하지만 코스타는 토트넘 팬들의 돌발 행동에 놀랄 만큼 성숙한 대처를 보였다. 팬과 감정싸움을 벌이거나, 이를 두고 심판에 항의하지 않았다. 그저 동전을 집어 자신의 주머니에 집어넣었을 뿐이다. 현지 언론들은 "코스타가 품격 있는 대처를 보여줬다", "코스타의 행동은 훌륭했다" 등으로 칭찬했다.
앞서 코스타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상대 수비진의 예민한 반응을 잘 활용하는 게 내가 가장 잘하는 플레이"라며 "EPL은 거친 리그다. 내게 가해지는 파울 중에는 라리가였다면 퇴장이 나올 만한 상황도 많다"라고 답한 바 있다.
이날 코스타는 상대 팬들의 야유에 경기력으로 답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11분, 코스타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패스를 받아 왼발슛을 때렸다. 이 슛은 토트넘 수비수 카일 워커의 발에 맞고 굴절, 첼시의 추가골로 연결됐다. 비록 워커의 자책골로 결론지어지긴 했지만, 반전을 노리던 토트넘의 무릎을 꺾는 한 방이었다.
결국 코스타는 캐피털원컵을 들고 웃을 수 있었다. 반면 토트넘은 지난 2007-08시즌 이후 7년만의 리그컵 우승에도 실패했을 뿐 아니라, 매너에서도 패자가 되고 말았다.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