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면 감독, 코치님께서 쓰시는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하성에게 올 시즌은 '기회'다. 주전 유격수 강정호가 떠나면서, 새로 유격수를 맡게 된 윤석민과 함께 주전 후보로 떠올랐다.
윤석민의 장점은 공격력. 반면 수비에서는 야구를 시작한 뒤 유격수를 처음 맡기에 약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김하성은 이런 측면에서 넥센에겐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수비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카드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김하성은 업그레이드된 공격력까지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데뷔 시즌에 1군에서 백업 역할을 수행했지만, 60경기서 타율 1할8푼8리 2홈런 7타점으로 타격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번 캠프에서 타격폼을 수정하면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하성은 27일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서 3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사이클링히트에 단타 1개가 부족했다. 25일 KIA전과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2타수 1안타씩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세 경기 모두 교체출전했다. 주전 유격수는 윤석민이었다. 염경엽 감독도 지난 시즌 3루와 1루에서 묵묵히 백업 역할을 수행한 윤석민에게 우선권을 주고 있다. 하지만 경기에서 나타나듯, 윤석민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선 김하성이 필요하다.
김하성은 주전 경쟁에 대해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면 감독, 코치님께서 쓰시는 것이다. 애리조나 캠프 때부터 감독님과 타격코치님이 폼을 수정시켜주셨는데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연습경기 기록에서 나타나듯, 타격폼 수정에 대한 긍정적 결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수비력에 공격력까지 업그레이드해 윤석민을 위협할 만한 존재가 되고 있다.
김하성은 "원래 방망이를 위로 세웠다. 그러면 포인트가 하나라며, 방망이를 눕히라고 해주셨다. 타이밍도 바뀌고, 계속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며 타격폼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야탑고를 졸업한 김하성은 2014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넥센에 입단했다. 당시 68㎏이던 체중은 81㎏까지 불어났다. 넥센 선수들의 장기인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힘이 많이 좋아졌다. 불어난 몸과 함께 기술력과 정신력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
김하성은 "어깨는 자신이 있다. 공을 쫓아가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아직 경험이 많이 부족한 게 단점이다. 그래도 항상 자신 있게 하려고 한다.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경기 출전을 많이 하고, 그만큼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게 목표다. 주전이든 백업이든 욕심부리지 않고, 내가 잘 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는 말에서 역설적으로 묵직한 그의 각오가 느껴졌다.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