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장 선거가 소용돌이치고 있다.
대한배구협회는 2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3층 회의실에서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고 제37대 협회장 선거를 치른다. 이번 선거에서 뽑힌 회장은 지난해 10월 사퇴한 임태희 전 회장의 잔여 임기를 소화하게 된다.
당초 2명이 선거에 나섰다. 오한남 대학배구연맹 회장과 김인원 법무법인 서울 센트럴 대표변호사다. 오 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컸다. 오 회장은 명지대, 대한항공, 금성통신(현 LIG손해보험)에서 배구선수로 활약했다. 1986년부터는 한일합섬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에서 지도자로 활동했다. 1993년 바레인에서 감독을 끝으로 사업가로 변신했다. 바레인에서 호텔을 경영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2013년 대학배구 수장이 됐다. 배구계에 크게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오 회장이 갑자기 후보자 사퇴를 결정했다. 오 회장은 '배구계가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려면 단일 후보로 가야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의 후보자 사퇴로 김 변호사만 단독 입후보했다. 대의원 선거인단 23명(시도지부장 17명, 산하연맹회장 6명) 가운데 과반의 지지를 얻으면 차기 회장이 될 수 있다.
김 변호사의 당선 가능성은 미지수다. 김 변호사는 배구와 인연이 없다. 1992년 인천지검에서 법조계에 발을 들였다. 2010년까지 검사로서 법조인의 삶을 살았다. 변호사로 변신한 뒤 정치권 입문을 꿈꿨다. 19대 총선(2012년) 서울 중구 예비후보로 나섰다. 당시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선에서 탈락했다. 배구계 일각에서는 김 변호사가 내년 20대 총선을 위해 배구협회장에 도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변수도 있다. 연이은 부결에 대한 부담감이다. 이미 회장 선거는 지난해 12월 22일 한 번 부결됐다. 정치인 출신인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단독 후보로 올랐다. 배구계는 두 진영으로 갈렸다. 찬성표가 과반이 되지 않아 부결됐다. 한 배구인은 "협회장 자리를 더는 비워둘 수 없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하지만 그만큼 더 신중하게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