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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브라운, 웜업 마치고 타격에 시동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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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구단의 해외 전지훈련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본의 오키나와(삼성, SK, LG, 넥센, 한화, KIA), 미야자키(두산), 가고시마(롯데, kt)와 미국 LA(NC)에서 연습경기가 한창이다. 주전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고, 외국인 선수들도 하나둘 씩 베일을 벗고 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들에 대한 관심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SK 와이번스 앤드류 브라운도 그 중 한 명이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브라운의 실력과 성품에 대해 칭찬이 자자하다. SK 동료들 뿐만 아니라 어느새 소문이 퍼졌는지 다른 팀에서도 브라운에 대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최근 "SK는 작년과 비교해 브라운이 들어오지 않았는가. (연봉을)꽤 많이 줬을 것이다"고 한 바 있다. 브라운의 실력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파워와 정확성을 갖춘 타격 실력은 지난 1월 SK가 널리 알렸던 내용이고, 수비 실력도 이번 캠프에서 수준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총알 송구가 돋보인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캠프 초반 몸만들기와 체력 다지기, 즉 웜업에 주력하다가 캠프 막판부터 실전 감각을 쌓기 시작한다. 그래서 시즌 개막 이전 외국인 선수들의 실력을 알고 싶다면 시범경기까지 봐야 한다. 전훈 캠프에서 이렇다 저렇다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다.

브라운은 오키나와 캠프 초반 연습경기서 다소 실망스러운 타격을 보였다. 지난 17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3타석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배트를 과감하게 내밀지 않았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다. 브라운은 지금까지도 스트라이크존 적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스트라이크존은 메이저리그의 그것과 조금 다르다. 국내 스트라이크존은 메이저리그와 비교해 좌우는 조금 넓고, 상하 폭이 좁다. 당시 김용희 감독은 "스트라이크존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던 브라운이 조금씩 방망이의 감을 익혀가고 있다. 스트라이크존도 조금은 익숙해진 모습이다. 브라운은 지난 24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전지훈련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0-1로 뒤진 2회 첫 타석에서 요미우리 왼손 에이스 우쓰미 데쓰야를 상대로 좌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초구 114㎞짜리 높은 커브를 볼로 고른 브라운은 2구째 137㎞짜리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려들자 가볍게 방망이를 돌려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빠른 스윙이 돋보였다는 분석. 이날 브라운은 4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후 브라운은 "타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줘 만족하나 수비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시즌 개막에 맞춰 내 나름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고 타이밍과 밸런스가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에서 다소 어설픈 타구 처리가 나온게 아쉬웠지만, 타격에서는 완벽하게 자신의 목표를 이뤘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6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1홈런 7타점 2볼넷 5삼진을 기록중이다. 안타와 타점을 최근 3경기서 몰아쳤다는 점에서 스트라이크존 적응과 타격감에 어느 정도 적응됐다고 볼 수 있는 성적이다. 그러나 아직은 전부를 보여준 것이 아니다. 브라운의 목표는 연습경기도 시범경기도 아닌 시즌 개막전이다. 올시즌 시범경기는 3월 7~22일까지 팀당 14게임씩 열리며, 정규시즌 개막은 3월 28일이다. 브라운에게는 아직도 30일의 준비 시간이 남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