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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구혜선-안재현, 이 커플 정말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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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난국이다.

KBS2 새 월화극 '블러드'가 예상밖으로 고전하고 있다. '블러드'는 웰메이드 드라마라 소문난 '굿닥터'를 만든 기민수PD와 박재범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더욱이 '굿닥터'에 이어 두 번째로 메디컬 드라마 카드를 뽑았기에 제작 전부터 작품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반응은 차갑다. 16일 5.2%(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이후 2회 4.7%, 3회 6%, 4회 5.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꼴찌로 떨어졌다. 작품의 문제는 아니다. 두 주연배우들의 발연기가 작품의 발목을 잡고 있다.

'블러드'의 주인공은 안재현과 구혜선. 안재현은 천재적인 뱀파이어 의사 박지상 역을, 구혜선은 도도한 상속녀 의사 유리타 역을 맡았다. 원 계획대로라면 안재현과 구혜선은 초반부엔 서로 다른 신념 속에 티격태격하며 긴장감을 조성하고,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고 든든한 합동군이 되어주며 극을 이끌어가야 했다. 그러나 이런 쫀득한 관계를 표현해내기에 두 사람의 연기력은 역부족이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안재현의 경우 부정확한 발음이 가장 문제로 꼽힌다. 극중 인물이 슬프건 화가 났건 대사 표현이 명확해야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의미전달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재현은 대사를 씹어먹는 '우물 화법'으로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작품에서 안재현이 해내야 할 역할은 '연기 연습'이 아니라 '제대로 된 연기'다.

구혜선은 좀더 심각한 경우다. 안재현은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 동생으로 얼굴을 알린 뒤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거쳐 '블러드'에서 첫 주연에 도전했다. 파릇파릇한 신인이라는 뜻. 하지만 구혜선은 2002년 데뷔한 베테랑 연기자다. 그런 그가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다는 건 배우로서 분명히 반성해야 할 문제다. 당초 그는 "걸음걸이부터 발성까지 다 바꿨다. 눈 깜박이는 게 버릇이었는데 그것도 안하려고 한다"고 밝혔지만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다. 걸음걸이는 아직도 지적받고 있고 발성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로 '블러드' 시청자 게시판에는 "구혜선 목소리 톤 좀 어떻게 해달라", "이상한 하이톤", "원래 톤대로 해달라. 못 들어주겠다", "목소리 톤 때문에 모든 게 어색하다"는 등의 의견이 줄을 세우고 있다.

분명 '블러드'는 웰메이드 작품 기운이 느껴진다. 촘촘한 짜임새, 박주미 조재윤 등 조연 배우들의 호연, 지진희의 고군분투 등 모든 게 완벽하다. 다만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이 작품을 죽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여주인공 성우를 쓰거나 자막처리라도 해달라", "상대역 해주시는 선배들께 미안하고 얼굴 붉어지지 않는지. 보는내내 내가 민망해졌다", "무리한 연기 변신 욕심이 독이 됐다", "책읽는 것도 아니고 발연기도 아니고 뭔가 있다. 오글거린다", "발연기 재미로 시청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는 등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두 주연배우가 이름값에 걸맞는 연기를 보여줘야 할 때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