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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신'이 주도한 한화 마운드 개조,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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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군단' 마운드의 개조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야신'도 서서히 만족감을 드러낸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3년간 리그꼴찌였다. 공격과 수비,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다. 특히나 그 가운데 투수력은 처참했다. 최강의 에이스 류현진이 2012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LA다저스로 떠난 이후, 한화 마운드는 말 그대로 폭삭 무너졌다. 지난해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이 6.35였는데, 리그 평균치(5.21)보다 무려 1.14나 높은 리그 꼴찌의 기록이었다.

때문에 새롭게 한화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73)은 지난해 말 마무리캠프부터 현재 스프링캠프에 이르기까지 투수력 강화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1월15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김 감독은 아예 이렇게 선언하기도 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나는 투수 육성에만 신경쓰겠다. 나머지 분야는 전부 코치들에게 일임했다." 김 감독이 한화 마운드의 안정화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이후 한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김 감독이 열심히 매달린 한화 투수진은 전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을까. 아직 구체적으로 평가할 만한 자료는 없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의 연습경기 등판 기록이 있지만, 이건 단순 참고 자료정도일 뿐이다. 그래서 믿을 건 김 감독 본인의 냉정한 평가다. 칭찬을 쉽게 하지 않고, 개선점을 구체적으로 짚어내기 때문.

그런 김 감독도 주요 투수들에 대해서는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민우와 이태양, 윤규진, 송은범 등에 대해 김 감독은 "이전에 비해 구위가 많이 향상됐다. 기대가 된다"며 흡족함을 드러냈다.

신인 김민우는 이미 이번 캠프에서 김 감독의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고치에서부터 많은 실전등판을 소화하며 가능성을 집중 점검받았다. 지금까지 총 7경기에 나와 16이닝 동안 2.8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삼진 13개를 잡았고, 볼넷은 4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태양 역시 지난 22일 KIA와의 연습경기에 처음 등판했다. 결과는 3이닝 3안타 2삼진 1실점. 팔꿈치 통증으로 고치 캠프에 바로 합류하지 못하고 오키나와에서 재활을 진행했던 이태양이 드디어 제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김 감독은 이들 외에 마무리 후보인 윤규진, 그리고 FA로 들어와 팀의 선발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는 송은범에 대해서도 "기대가 많이 된다. 좋아진 점이 눈에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김 감독이 "좋아졌다"고 말한 투수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전부 이번 캠프들어 김 감독의 지시대로 투구폼을 조금씩 바꾼 것이다. 김 감독은 "연습 과정에서 보니까 투구폼에서 다들 보완해야 할 점들이 보였다. 그래서 '폼을 좀 바꿔볼래? 아니면 그냥 갈래? 선택은 너희가 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다들 바꾼다고 하더라"고 투구폼 개조의 뒷이야기를 밝혔다.

일단은 변신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김 감독은 "이태양은 KIA전에 보니까 내가 바꿔준 폼 그대로 던지더라. 성실하게 연습했다는 걸 알 수있다"고 칭찬했다. 다른 투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김 감독이 직접 맡아 개조작업을 진두지휘한 결과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연 이렇게 바뀐 한화 마운드가 올 시즌에 얼마나 높아질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