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는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일찌감치 가려졌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세 팀 그대로다.
아직 2,3위 자리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팀이나 대진은 똑같다. 어느 스포츠나 순위가 고착화되면, 흥미를 잃게 된다. 만년 꼴찌였던 우리은행이 통합 3연패를 노리는 등 최근 변화가 있었지만, 우리은행 외에는 하위권팀의 드라마틱한 반전은 없었다. 이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KB스타즈의 '3강' 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다.
여자프로농구는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단시간에 전력을 끌어올리기 힘든 구조다. 대형선수의 FA(자유계약선수) 이적을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다. 결국 리그가 정체될 위험성이 크다. 삼성은 두 시즌 연속, 하나외환은 전신 신세계 포함 네 시즌 연속, KDB생명은 세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다. 벌써부터 상하위팀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다만 세 팀 모두 올 시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희망은 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리빌딩 작업이 일정 궤도에 오른 것이다. 다만 내년 시즌 이들이 상위팀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삼성은 세대교체가 거의 다 이뤄졌다. 아직 팀의 중심인 가드 이미선의 뒤를 이을 자원이 안 보이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젊은 선수들로 바뀌었다. 세대교체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해온 성과다. 올 시즌에는 포워드 배혜윤과 FA로 영입한 가드 박하나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다만 여전히 고아라 박태은 등의 성장세가 더딘 게 아쉽다.
하나외환의 경우, 신지현과 강이슬을 꾸준히 기용하며 성장시켰다. 가드 두 명을 발굴한 건 크다. 물론 두 명 모두 아직 다른 팀의 앞선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다. 신지현은 포인트가드로서 경기운영능력이 떨어지고, 강이슬은 정확한 3점슛에 비해 수비력이 약하다. 팀의 에이스인 김정은이 시즌 뒤 FA로 풀리는 것도 관건이다.
KDB생명은 트레이드를 통해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또 이경은 한채진 조은주 이연화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고, 유망주들도 많다. 선수 구성이 나쁘지 않다. 다만 이를 하나로 묶어 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최근 수년간 사령탑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었던 KDB생명은 현 감독대행 체제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하위권 세 팀의 지휘봉도 관심사다. 삼성은 여덟 시즌 동안 팀을 이끈 이호근 감독의 계약기간이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하나외환 박종천 감독은 내년 시즌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KDB생명은 박수호 감독대행의 거취를 정해야 한다. 재도약을 위해선 내부 승격이 됐든, 새로운 감독 선임이 됐든 코칭스태프 구성을 빨리 마쳐야만 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