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사브르 대표팀이 월드컵시리즈에서 값진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효근 코치(동의대 감독)가 이끄는 남자사브르 대표팀은 23일 새벽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 (FIE) 펜싱 월드컵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난적 프랑스에 43대 45, 2포인트차로 아쉽게 졌다. 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이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백전노장 오은석 구본길과 신예 오상욱 김준호가 함께 손발을 맞췄다. 신구 조화속에 박빙의 레이스를 펼쳤고, 경기 내용에서 밀리지 않았다. 22일 세계랭킹 1위 구본길이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데 이어 단체전에서도 결승에 오르며 올시즌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올시즌 남자사브르 대표팀의 키워드는 '신구조화'다. '런던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구본길(26) 김정환(32) 오은석(32·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3·서울메트로) 등 최강 멤버에 김준호(21·동의대) 오상욱(19·대전 송촌고) 송종훈(22·한체대) 원준호(29·서울메트로)가 가세했다. 대한펜싱협회의 '비전2020'에 입각해 '세계 2강' 펜싱코리아의 영광을 오래도록 이어가기 위한 성공적인 라인업을 구축했다. 30대 초반의 베테랑 선배들과 10대 후반 20대 초반 패기 넘치는 후배들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승전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말 뉴욕그랑프리 펜싱 개인전에서 김정환이 금메달을 따냈고, 2월 초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에선 김정환과 오상욱이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체는 4위를 기록했다. 설 연휴 이어진 바르샤바월드컵에선 개인, 단체전 모두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금메달, 은메달을 따냈다.
특히 '고교생 에이스' 오상욱의 약진은 눈부시다. 오상욱은 사브르 종목 최초의 '고등학생' 대표선수다. 지난해 대통령배 남녀펜싱선수권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 구본길을 15대12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킨 오상욱은 보란듯이 성인대표팀 태극마크를 달았고, 올시즌 첫 출전한 지난 2월 이탈리아 파도바 월드컵 개인전에서 3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실력파 어린 후배의 약진은 대표팀 전체에도 건전한 경쟁의 에너지로 작용하고 있다. 오상욱은 단체전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하며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펜싱의 미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