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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LG '플러스 무한경쟁', 곳곳이 총성없는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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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2015년 전지훈련 캠프의 메인 테마는 '경쟁'이다. 보통의 레이스가 아닌 살벌한 무한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렇다고 상대를 무너트리는 '마이너스 경쟁'은 아니다. 동반 상승하는 '플러스 경쟁'을 목표로 한다. 요즘 LG 구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경쟁 구도를 살펴보자.

▶신구 세대 경쟁

이병규(등번호 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은 누가 뭐래도 LG를 대표하는 야수들이다. 이 4총사들은 LG의 과거이자 현재라고 볼 수 있다. LG의 암흑기는 물론이고 지난 두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 진출 때도 현재의 자리를 지켰다. 다수의 야구인들은 한때 이 터줏대감들 때문에 LG 야구가 성장하지 못한다는 근거가 불명확한 비난을 했다. 4명 모두 개인 기량에선 정상급 선수들이다. 하지만 팀 성적이 나쁠 경우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이들에게 쏠렸다. 주장 이진영은 "그동안 우리 기가 강했다. 하지만 후배들이 먼저 다가와주면서 우리도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됐다. 강한 기운이 후배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G 야구는 30대 중반을 넘긴 이들에게 계속 기댈 수 없다. 이들이 버티고 있을 때 후배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양상문 LG 감독은 자연스런 세대교체를 기대한다. 정의윤 최승준 김용의 문선재 채은성이 이번 겨울 몰라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의윤 김용의 문선재 채은성은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과 함께 외야수 경쟁을 하고 있다. 양 감독은 "아직 후배들이 기존 선배들의 기량을 뛰어 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후배들이 열심히 해주면서 두 그룹 사이의 실력차가 확 줄었다. 2015시즌을 치르는데 있어 야수 걱정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업 경쟁

요즘 포지션 중에서 가장 경쟁률이 높은 곳 중 하나가 바로 포수 자리다. 최경철은 일단 주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시즌 양상문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최경철은 투수 리드나 수비력에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타격은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해 같은 2할 초반의 타율로는 팀 타선의 평균 성적을 까먹게 된다.

최경철을 도울 백업 포수를 놓고 조윤준 유강남 김재성이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훈 캠프 전까지만 해도 경력 등 종합적으로 봤을 때 조윤준이 가장 앞서 있었다. 그런데 유강남이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전체 MVP로 꼽혔다. 유강남의 훈련 태도와 성장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유강남의 분발은 조윤준과 김재성에게 강한 자극제가 됐다. 조윤준은 지난 21일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4대1 승리를 이끌었다. 루키 김재성도 타석에서 만큼은 선배 경쟁자들에게 밀리지 않고 있다. 김재성은 방망이로 공을 맞히는데 소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윤요섭도 대만 2군 캠프에서 시범경기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선발 경쟁

4~5선발 경쟁은 3월 시범경기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진용 임지섭 유경국 임정우 신동훈 등이 경쟁하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시범경기 등판까지 최종 결정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습 경기 등판 결과와 내용으로 보면 장진용과 임지섭이 가장 낫다. 그 다음은 유경국 신동훈 임정우 순이다. 하지만 현재의 데이터만 갖고 판단할 게 아니다. 이 후보군들은 아직 선발 카드로 검증이 안 된 선수들이다. 따라서 불안요소를 갖고 있다. 장진용의 경우 아직 구속이 1군에서 통할 수준까지 올라오지 못했다. 임지섭과 유경국 신동훈은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기복을 잡아야 한다. 페이스가 늦은 임정우는 아직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양 감독의 마음에 쏙 드는 카드는 없다. 마음이 더 가는 카드가 있더라도 그 속을 드러내기에는 너무 이르다. 감독이 마음을 열어보이면 선수는 지금의 상태에 만족할 수 있다. 오키나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