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선수들은 의지의 표현으로 모자에 글을 종종 새긴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지난해 12월 위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팀 동료 정현석(31)의 쾌유를 비는 마음을 담아 '뭉치자'라는 글자를 모자에 새겼다. 뭉치는 정현석의 애칭이다.
한화 캡틴 김태균이 제안했고 선수들이 모두 모자에 적었다. 김태균의 모자를 보면 뭉치는 확 보이게 크게 적었고, 자는 좀 작게 적다. 선수단 전체가 뭉치자는 의미도 함께 담은 것이다.
김태균은 "정현석을 생각하면 지금 힘든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정현석의 빠른 쾌유를 선수단 모두가 기도하고 있다. '모두 함께 멀리 가자'라는 의미를 담아 선수들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정현석은 지난해말 배영수(한화)의 FA 보상 선수로 삼성으로 이적했다가 위암 수술을 뒤늦게 안 삼성의 제안으로 바로 현금 트레이드 형식으로 친정 한화로 유턴했다.
지난 NC 다이노스는 대장암 수술을 받은 투수 원종현을 생각하면서 모자에 155를 새겼다. 155는 155㎞를 뜻한다. 원종현은 2014시즌 155 km 광속구를 뿌린 바 있다. 또 NC 구단은 원종현을 테마로 한 2월 월페이퍼(컴퓨터 배경화면)를 만들기도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