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발로텔리의 페널티킥(PK) 욕심을 둘러싸고, 영국 현지에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리버풀은 20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치러진 2014~2015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홈 경기 베식타스(터키)전에서 후반 40분 발로텔리의 PK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이겼다.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러나 PK골 직전 발로텔리가 키커 순번을 무시한 채 골 욕심을 낸 장면은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
발로텔리는 이날 후반 18분 쿠티뉴 대신 교체출전했다. 후반 39분 조던 아이브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헨더슨의 볼을 뺏아, 자신이 차겠다고 욕심을 부렸다. 리버풀 주장이자 제1키커인 스티브 제라드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키커 순번에 혼선이 왔다. 라커룸 화이트보드에 적힌 이름은 분명 주장 완장을 찬 조던 핸더슨이었다. PK 능력자답게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팀 승리를 확정지었지만, 동료의 골 기회를 뺏은 장면은 논란이 됐다.
영국 일간 '더 미러'는 찬반 투표를 통해 논쟁에 불을 지폈다. '핸더슨에게 페널티킥을 뺏은 발로텔리, 잘한 일인가, 잘못한 일인가'라는 화두로 편을 갈랐다. '발로텔리가 잘못했다'는 주장의 대표격으로 캡틴 제라드를 내세웠다. 제라드는 경기직후 ITV와의 인터뷰에서 "조던이 PK를 찼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룰은 룰이다. 핸더슨의 차례였다. 마리오가 좀 짓궂었다"고 말했다. "마리오에 대한 신뢰가 있고, 골도 성공시켰다. 그러나 선수끼리 서로 차겠다고 언쟁을 벌리는 모습은 좋지 않다. 핸더슨이 그 상황을 잘 처리했다. 핸더슨은 마리오가 골을 넣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했다. 핸더슨이 적절한 시점에 빠져줬고, 경기후 인터뷰에서도 적절히 잘 말했다"고 골 기회를 양보한 핸더슨의 성숙한 태도를 칭찬했다.
"조던이 주장 완장을 찬 상황에서 마리오가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어쨌든 골을 넣었고, 팀에게는 소중한 골이었다. 내 생각엔 6~7명의 선수가 그 PK를 차고 싶었을 것이다. 모두가 차겠다고 나섰다면 어떻게 됐겠나. 그래서 룰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발로텔리의 선택을 찬성하는 쪽으로 기회를 양보한 핸더슨을 내세웠다. 조던 핸더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마리오의 선택이 옳았다는 말로 그를 변호했다.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골이었다. 나도 페널티킥을 원했다. 마리오는 자신이 있었다. 중요한 PK를 성공시킨 경험이 많이 때문이다. 모두 그 공을 차기 원했고, 나는 마리오가 성공시킬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리거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유로파리그 같은 빅매치, 경기 후반에 부담감이 큰 상황에서는 최고의 키커를 택해야 한다. 발로텔리는 최고의 선택이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발로텔리의 전 동료인 디디 하만 역시 "발로텔리가 그 PK를 찼어야 한다. 그 상황에서 가장 잘 찰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라며 발로텔리를 옹호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